[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을 만난 원자폭탄 피폭자 오구라 게이코(85) 씨가 정상들이 자신의 피폭 경험을 귀담아듣고 위로해줬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사진=연합뉴스


오구라 씨는 전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평화기념자료관에서 G7 정상들에게 피폭 경험을 10분간 영어로 설명했다.

그는 이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정상 모두와 악수를 했고 위로의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오구라 씨는 "자료관 사진에는 찍혀 있지는 않는 피폭자의 마음속 갈등과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내 눈을 통해 말하겠다"며 자신의 피폭 체험을 소개한 뒤 "지구상에 핵이 가능한 한 빨리 사라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오구라 씨는 8살 때인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폭발한 히로시마 폭심지로부터 2.4㎞ 떨어진 곳에서 피폭됐다. 그는 원폭 투하 당시 집 근처에서 갑자기 강한 빛에 휩싸여 폭풍과 함께 길거리에 쓰러졌으나 목숨은 건졌다고 했다.

그는 G7 정상들과 만남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정상들이 흥미롭게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G7 정상들과 동행했던 영부인들이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당신 책도 읽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상들은 깊은 공감을 표시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고 한다.

오구라 씨는 1979년 숨진 남편인 오구라 가오루 평화기념자료관 전 관장의 유지를 이어 1984년 '평화를 위한 히로시마 통역사 그룹'을 설립해 피폭자의 통역이나 자신의 증언을 계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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