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오는 25일에도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대보다 미약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통신) 경기 부진 등을 거론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경기를 더 비관적으로 보면서 금리는 올려 경기에 부담을 주는 '모순적'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사진공동취재단


더구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다소 줄었다.

21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3연속 동결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어두운 경기 상황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무역수지 적자도 예상보다 오래갈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환율과 미국 금리 정책 등을 고려해 한은도 좀 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이처럼 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릴 이유는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고금리가 소비, 투자, 주택가격 등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반년에서 길게는 1년의 시차가 있다"며 "고금리 여파가 하반기부터 나타나면 소비 회복세는 지난해보다 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 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동결 전망의 배경으로 꼽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인플레이션 수준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데, 이런 경로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 한은도 금리를 따라 높여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고 했고, 박 이코노미스트도 "연준 역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만큼 한은은 동결 결정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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