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와 잇단 전세사기 사건으로 기피현상까지 겹치면서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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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11.8%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년 전보다 11.8% 하락했다.
지역별로 하락세가 가장 컸던 곳은 28.5% 하락한 세종과 26.5% 하락한 대구로 나타났다. 이어 △울산 18.9% △인천 17.1% △부산 16.9% △대전 15.1% 순으로 하락세가 컸다.
일반 도 지역의 경우에도 전세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대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 폭은 작았다. 특히 강원과 제주는 변동률이 각각 0.5%, 1.2%로 나와 2년 전 가격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3개 시도의 전세가격 흐름은 2020년 이전까지 비슷한 추이를 보이다 2020년 이후 인천과 경기에서 서울에 비해 아파트 전세가격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특히 인천은 2021년 10월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큰 폭의 전세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으며, 2023년 초에는 3년 전인 2020년 초 수준까지 전세가격이 떨어졌다. 서울과 경기는 지난해 중순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됐으며, 현재는 2020년 중순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기준 강남구와 동작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각각 13.2%, 12.9%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강남3구는 2019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10% 내외의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중순 이후 하락 전환해 1년 동안 고점대비 15~17% 가까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노동강 지역은 2020년에 급격한 전세가격 상승을 보인 이후 2년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락전환됐지만, 그 속도는 10~11% 내외로 동남권에 비해 비교적 느린 하락세를 보였다.
강북구, 송파구와 같은 일부 자치구는 올해 3~4월부터 반등이 시작되려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 등의 자치구에서는 지속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는 등 최근 동향은 자치구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경상권은 수도권과 달리 특별한 반등신호 없이 지속적인 전세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의 하락세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가팔랐다. 지난달 기준 대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5.8포인트로 이는 2016년 10월과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충청권에서는 세종시의 등락폭이 가장 컸다. 세종은 2020년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세가격 상승을 경험한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현재는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라권은 전체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전세가격의 등락폭이 비교적 작은 편이다. 전남은 2021년 부동산 과열기 상승폭이 작았던 것에 비해 지난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2019년의 가격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 동결과 코픽스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수도권 일부 지역의 4월 전세가격지수 잠정치에서는 가격 반등의 신호가 포착되기도 했다”면서도 “전세사기 리스크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 등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반등을 섣부르게 논하기 보다는 향후의 거래 동향을 지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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