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다시 수신금리를 올리며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협 등 상호금융업권에 비해 저축은행의 수신금리가 낮아지면서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자 수신잔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97%로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 사진=미디어펜


평균 예금금리가 4%에 근접하면서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4% 이상 예금상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연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은 145개로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상품 300개 가운데 절반에 육박했다.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는 4.5%로 OK저축은행 ‘OK e-안심정기예금’, 웰컴저축은행 정기예금, 조흥저축은행 ‘정기예금(통영)’, CK저축은행 정기예금 등이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다시 올리고 나선 것은 자금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 데다 연체율까지 상승하면서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수신액은 지난달 기준 114조5969억원을 기록해 3개월 만에 6조1885억원 감소했다.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비은행권이지만 올해 1분기에도 4%대 중반 금리를 유지한 신협과 상호금융의 경우 수신잔액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협의 지난 3월 기준 수신잔액은 136조4209억원으로 올해 1월보다 3조4034억원 늘었다. 상호금융도 같은 기간 2조1721억원 증가했다.

신협과 상호금융의 지난 3월 평균금리는 각각 4.43%, 4.17%로 저축은행의 3.62%보다 0.81%포인트, 0.55%포인트 높았다.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최대 연 6%대 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과 수신 경쟁을 벌여왔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그러나 계속된 수신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진데다 금융당국 제지까지 겹치자 시중은행에서 수신금리 인상을 멈췄고 저축은행도 금리를 지속해서 낮춰왔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가 지난해 1월1일 연 2.37%에서 연말 5.37%까지 치솟으며 수신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에서 제지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예대마진을 맞추고자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했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저축은행 연체율 상승도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의 지난 1분기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말 대비 1.69%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5.8%) 후 7년 만이다.

같은 기간 총 여신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5.1%로 같은 기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19년 4.7%에서 2020년 4.2%, 2021년 3.3%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4%로 반등한 후 올해 1분기에 5%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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