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도전 성공한 누리호…'실용 위성' 탑재해 또 도전
고도 550㎞로 1138초 비행…다중 위성 분리 성공이 관건
민간기업 참여 통한 무한경쟁 시대 개막…발전가속화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오늘(24일) 출격을 앞두고 막판 점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성능점검차원의 지난해 2차 발사까지와 달리 실용위성 8기를 싣고 우주로 향하는 이번 3차 발사를 기점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여부가 갈리는 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서 향후 한국판 스페이스X 탄생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 지난 23일 누리호가 발사대에서 기립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6시24분경 누리호 3차 발사에 나선다. 지난해와 똑같은 누리호처럼 보여도 이번 발사는 위성손님을 태웠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실전 발사' 돌입한 누리호

누리호의 이번 임무는 고도 500km에서 실용위성 8기를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목표지점까지 올라가는 것 뿐 아니라 다중 위성 분리가 이번 3차 발사의 성패를 가른다.

이미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서 인공위성들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위성들은 자체 임무보다 누리호의 위성발사 능력자체를 검증하는데 초점이 있었기에 '진짜 위성 손님'을 태우고 비행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인공위성을 갖기위해서는 크게 2가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주에서 장시간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지구주변을 일정한 속도로 도는 위성과 그 위성을 일정괴도까지 운반하는 발사체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2년 8월 우리별 1호를 우주로 발사하며 첫 인공위성을 보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위성을 운반할 발사체가 없어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 강대국들에 의존하는 신세였다. 

독자기술로 완성된 누리호가 이번 3차 발사와 향후 반복되는 시험발사에 성공할 경우 완성형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위성제작 기술부터 발사체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는 7~8개국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독자적인 기술로 우주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간기업 참여·기술이전 시작…2027년까지 고도화

또 이번 발사에는 민간기업이 체계종합기업으로 참관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며 발사준비와 운용과정에 참관했다. 

즉, 앞으로 누리호 발사를 민간 주도로 진행하기 위한 기술을 습득하며 민간 우주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정부가 주도로 기술이 개발되며 우주경제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참여로 자율경쟁이 가능해지며 본격적인 우주경제시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우주경제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국가기술력문제가 아닌 산업화 영역에서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경쟁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의 참여를 포함해 네 차례 예정된 누리호 발사에 함께 하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KARI)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과 발사체 제작 총괄관리하며, 조립공장 구축과 이송, 발사체 및 구성품 시험, 발사운용, 품질보증, 기술이전 등의 세부 사항을 협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제작을 주관하고 구성품 제작 참여기업에 대한 총괄관리를 맡은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2027년까지 6873억 원을 투입해 누리호의 반복 발사 및 민간 기술이전을 진행한다. 

   
▲ 지난 23일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번 3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 4차 발사, 2026년 5차 발사, 2027년 6차 발사까지 이어지며,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3호, 초소형위성 2~11호가 누리호에 실려서 우주로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들이 한국형발사체 제작을 맡아 제작기술의 숙련도를 높이고 제작 공정 효율화도 추구하게 된다. 이번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기업은 300여개다. 향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항공우주분야에 참여하며 기술발전을 이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미국·일본, 민간기업 우주산업 무한경쟁

세계 우주항공산업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발사체기술 민간 이전을 통한 산업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다. 앞으로 남은 발사에서 체계종합기업의 참여 범위가 점점 확대돼 향후 민간기업이 우주 수송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아가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차세대 발사체 사업도 세부적으로 시작한다. 오는 2030년에는 누리호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발사체로 달을 탐사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완성형 독자 기술을 확보한 국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성 제작부터 우주로 위성을 보내는 기술까지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 7~8개 국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우주항공 분야의 기술 개발를 꾸준히 하면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950년대 미국 역시 국가 주도로 우주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발판 삼아 성장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탄생하게 됐다. 스페이스X는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선다. 스타십은 달과 화성 등으로 사람과 화물을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약 50m 크기의 우주선이다. 

또한 일본도 민간 기업이 만든 달 착륙선이 월면 착지를 시도한다.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만든 무인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은 오는 25일 달 착륙을 목표로 발사에 나선다.

이번 발사에 성공할 경우 아이스페이스는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또한 일본은 미국과 구소련,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달에 내린 국가가 된다.

한편, 누리호 3차 발사의 정확한 시각은 오후 6시 24분 기준 30분 내외다. 기상 악화 등 돌발 변수를 고려한 발사 예비일은 다음달 25일부터 31일까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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