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3.50%로 유지…성장률 1.4%로 0.2%포인트 내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월과 4월에 이은 연속 3회 동결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든 데다 하반기 경기 위축 우려 등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추가 인상으로 경기 위축을 부추기기보다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향후 물가 경로와 경기상황 등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은은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하다 올 2월 3.50% 수준에서 동결한 이후 4월과 이달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양국간 금리차는 1.7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미간 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요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지며 물가부담이 다소 줄어든 점과 글로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에 따른 하반기 경기 위축 우려 등이 지목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지나 올해 1월 5.2%, 2월 4.8%, 3월 4.2%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7%로 여전히 한은 목표치(2.0%)를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3%대를 보인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금리동결에 무게를 더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주요 경제전망 기관 등도 한국경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경기 반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9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수정했다. 피치는 지난 3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2%로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지난 9일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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