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북한이 지난달 30일 이슬람권의 국제적십자사 격인 이란 적신월사에 가뭄 지원을 요청했다./사진=KBS 방송 캡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북한이 이슬람권의 국제적십자사 격인 이란 적신월사에 가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가뭄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북한은 한국과 중국 대신 이란에 지원을 요청해 우의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IRNA통신 등 이란 현지 매체는 강삼현 이란주재 북한대사가 지난달 30일 사예드 아미르 모센 지아에 이란 적신월사 대표를 만나 가뭄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강 대사는 북한의 가뭄과 경제난을 호소하며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와 농업 장비를 가능한 한 최대한 도와달라”고 이란 적신월사에 요청했다.

지아에 대표는 이에 “상황을 파악한 뒤 최대한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란 적신월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모든 나라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사의 요청은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 명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타 국가 주재 공관들에도 이같은 요청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100년 만에 ‘왕가물’(큰 가뭄)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과 중국은 북한에 식량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은 아직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정부 당국은 전했다.

그동안 북한과 이란은 핵·미사일 개발 및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북한의 이란 지원 등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번 지원요청에서 강 대사는 “북한과 이란의 우호관계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양국의 우호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