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감독 측근들 비상식적 행태 여전…진실 눈감은 기자들

서울시향 직원 자살시도! 최근 언론에 보도된 뉴스의 제목이다. 경찰수사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서울시향 직원 한명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 시도를 했고 병원에서 회복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살소동? 명확하지 않은 기사의 사실관계들

경향신문 문화부 문모 기자에 의해 보도된 이 기사는 “영국에 거주하는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67)가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29일 국내 음악계에 알려졌다”며 그 소식의 출처를 밝히고 있다. 이어서 서울시향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14일 자택에서 유서 작성’, ‘수십 알의 수면제 복용’, ‘현재 회복치료 중’ 등의 몇 가지 단편적인 사실들을 열거했다.

연이어 문 기자는 “박 전 대표는 사퇴 직전인 지난해 말, 폭언과 성희롱·인사 전횡 등의 문제를 들며 자신의 퇴진을 요구한 직원 17명의 신원을 밝혀내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함으로써 박현정 전대표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투의 함의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 후 뉴시스 이모 기자는 “경찰이 접수된 진정을 함부로 무시할 순 없겠지만 박 전 대표의 퇴진으로 사실상 매듭지어진 사건을 몰아붙이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며 경찰의 수사를 비난하고, 이어서 “전 대표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다시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박현정 전 대표를 에둘러 나무랬다.

이러한 보도행태는 지난해 12월 박현정 전 대표를 마녀 사냥했던 때와 똑같은 모양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명훈 예술감독 편에 선 시향직원들의 문제를 야기하고, 정감독 소속사인 영국의 아나코나스 홀트사 등 주변세력이 영향력 발휘하고, 서울시 홍보라인과 정감독 주변을 맴도는 문화부 기자들이 편향적 기사를 작성하는 식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시향직원의 자살소동(?) 관련 언론보도 행태가 아래의 몇 가지 이유로 인해 박현정 전 대표를 표적삼은 마녀 사냥에 다름 아니다.

   
▲ 서울시향 직원 자살시도?…또 다른 박현정 마녀사냥./사진=채널A 캡쳐
보도된 내용의 기초사실은 확인된 내용이 아냐

29일 경향신문 기사에는 서울시향 관계자의 인터뷰라며 ‘14일 자택에서 유서 작성’, ‘수십 알의 수면제 복용‘, ’현재 회복 치료중‘ 등의 여러 가지 단편적인 사실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건 당사자의 확인은 없다. 기사 전체가 전해들은 이야기뿐이다. 이어서 나온 여러 언론사의 대다수 보도는 경향신문 보도를 인용한 중개보도였다.

이 대목에서 경향신문을 인용하지 않은 뉴스1 정혜아 기자의 30일자 기사에 관심이 간다. “서울시향은 개인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일”이라는 서울시향 관계자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고 있다. 서울시향 측이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사건을 흘린 후 타 언론사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건 당사자의 사실 확인은 커녕 이미 보도된 경향신문 기사조차 사실관계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기초사실 몇 가지조차 앞뒤가 맞지 않아 신빙성 결여

경향신문은 ‘14일 자택에서 유서 작성’이라고 전했으나 정작 수면제 수십 알을 복용한 일자는 언제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나아가 사건 발생 15일 후에 보도하면서 ‘현재 회복 치료중‘이라는 현재는 어느 시점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수면제 과다복용에 대한 치료가 보름씩이나 계속되고 있다는 것인가?

6하 원칙에 의해 사건을 기술하는 것은 기본이다. 궁금증 많고 파고들기 좋아하는 기자가 그대로 넘겼을 리 없는 이런 사실들을 정말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을까? 아니면 그런 기초사실들을 밝히지 못한 채 두리뭉실하게 기사를 작성해야 할 다른 사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박 전대표가 성추행으로 직원에게 고소당한 사실을 외면, 기사의 형평성 잃어

박현정 전 대표는 자살소동을 벌인 시향 직원을 직접 문제 삼은 적이 없다. 다만 자신을 모해한 익명의 투서에 대해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진정서를 수사기관에 냈을 뿐이다. 경찰은 허위사실 투서에 대한 범죄혐의를 찾다가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그 직원에게 혐의를 두고 압수수색을 한 듯하다.

박 전 대표가 그를 지목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그를 범죄혐의자로 지목한 셈이다. 반면에 문제의 직원은 박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가 그 직원을 괴롭힌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직원이 이미 조직을 떠난 박 전 대표를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여 경찰수사를 요청해 놓고 이제 와서 경찰의 수사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러한 사실관계를 외면한 채 독자들을 반대편으로 유인한 것이다.

명예훼손과 성추행이라는 인권문제, 덮어서는 안 되는 사건

이번 자살소동 사건을 기획한 세력이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만약에 배후세력이 있다면 그들의 메시지는 명확한 것 같다. 박현정 대표를 몰아내는데 성공했으니, 이제는 더 이상 형사적으로 문제 삼지 말고 서울시향의 정상화에만 힘을 쏟자는 것이다.

그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경찰은 사건을 적당히 덮으라는 것’이고 ‘박 전 대표는 사건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서울시향 사무국의 일처리가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또 직원들이 호소문을 낸 배경이 뭔지 궁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해소하자고 자신이 대표를 지낸 조직을 다시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뉴시스 7월 1일자 보도)며 박 전 대표의 고충을 위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사건과 서울시향의 정상화는 별개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야 한다. 지난 해 12월 정명훈 예술감독은 박 전 대표를 비난하면서 “이 사건은 인권문제이지 시향이나 감독 재계약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의 명예훼손과 성추행 의혹이 시향의 정상화와 무관함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일이다.

이번 기사의 논조를 보며, 언제부터 성추행 문제에 대해 기자들이 그렇게 너그러워졌다는 것인지 어리둥절하다. 박현정씨는 성추행이 무고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녀를 고소한 자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경찰 소환을 기피하며 자살소동을 빌미삼아 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경찰에 대해 “왜 사건을 몰아붙이느냐.”며 경찰을 책망한다면 그 기자의 양식이 의심스럽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