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거액의 암호화폐(가상자산) 보유 및 투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투자한 '위믹스 코인' 발행사 위메이드가 2020년 이후 여야 의원실을 14차례나 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법 로비' 의혹이 일고 있다. 관련 의혹에 휩싸인 여야 의원들은 혹여라도 코인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관련 없다"라며 초고속 해명에 나섰다.
지난 25일 국회사무처가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21대 국회 들어 여야 의원실 8곳을 총 14차례 방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창현·정희용·허은아 의원실을, 더불어민주당 양정숙·김한규·김종민·오기형·김성주 의원실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이 다녀간 곳은 국민의힘 윤창현·허은아 의원실로 각각 세 번씩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도 한 차례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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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5일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산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 투표가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장에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 TF간사를 맡 윤 의원은 "큰일 날 얘기"라며 발빠른 해명에 나섰다. 윤 의원은 "3회 방문이이라고 나왔는데 12월 초는 통상적인 인사와 회사 소개나 보좌진과 여러 의견 교류였고 두 번째는 12일인데 8일 닥사의 결정으로 위메이드, 위믹스가 상장이 폐지된 부분에 대해 의견을 좀 나누고 회사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한 번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4월은 한참 지나서 사태가 종료되고 정리가 된 후 여러가지 상황을 얘기하고 통상적 인사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세 번 보좌진과 접촉이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라며 "어떤 이상한 어떤 얘기가 오간 건 없었다. 그런 일이 있다면 큰일 날 얘기"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저는 위메이드를 만난 적 없고 가상자산 거래를 한 적도 없다. 2020년 당시 근무했던 보좌진들도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정희용 의원은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게임 관련 지식재산권 소송 중인데, 중국 법원에서 국회의원의 탄원서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는 요청이 있었다는 보고를 보좌관에게 들었다"라며 "보좌진에서 검토해 탄원서를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실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 김종민·김성주·오기형 민주당 의원실을, 12월 말에는 김한규 민주당 의원실을 한 차례씩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당시 근무했던 전 보좌관이 정무위원회 소관 현안 건으로 ‘위메이드 관련자 면담 요청’을 받아 위메이드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라며 "입법 로비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저를 비롯한 의원실 직원 전원은 위믹스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바가 일절 없다"라고 밝혔다.
김한규 의원도 자신의 SNS에 "저는 가상자산 투자한 적이 없고 저희 보좌진 누구도 위믹스에 투자한 적이 없다라며 "위메이드가 저희 보좌진을 만났지만 저는 만나지 않았고, 당시 위믹스 상장 폐지가 기사화한 이후에 이슈가 돼 정무위 소속인 저희 의원실에서 어떤 이유로 상장 폐지됐고 가상자산거래소 측 과실은 없는지 챙겨볼 때였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오기형 의원은 "작년 11월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해 위메이드 직원 1명이 의원실을 방문해 보좌진 2명에게 상장폐지 과정에 대한 주장을 주로 설명했다. 저는 미팅에 관여하지도, 참석하지도 않았다"라며 "위메이드나 그 관계자로부터 위 설명 외에 다른 제안이나 경제적 이익 제공은 없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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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2023.5.14 /사진=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26일 3차 회의를 열고 빗썸·업비트·두나무 등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로부터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거래 의혹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
이날 회의에선 김 의원이 빗썸과 업비트 등 각 거래소로부터 거래 내역을 받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조사단 확인 결과 이날 빗썸은 거래 내역 제공 여부를 밝혔지만, 업비트는 해당 사실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거짓 발언을 하는 등 답변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이 대표를 다시 불러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 TF 단장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르게 업비트에선 매우 소극적으로 그리고 또 위원들 모두가 뭔가 속이고 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태도를 보였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