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이 올해들어 1000만 톤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꾸준히 수주소식을 전하며 일감확보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는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삼성중공업의 선별수주에 나선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들어 LNG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연간 수주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카타르발 수주물량이 남아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흥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994만6000CGT(140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며 단일조선소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 1위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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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현대가 건조한 LNG운반선,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축발전기와 공기윤활시스템이 적용된 LNG운반선, 한화오션(구 대우조선)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사진=각 사 제공 |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876만1000CGT·120척),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828만1000CGT·134척), 현대삼호중공업(687만3000CGT·116척)이 뒤를 이었으며 현대미포조선(260만6000CGT·123척)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 부동의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주잔량은 900만CGT대로 내려가며 5개월만에 1000만CGT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1004만7000CGT(147척)의 수주잔량을 기록하며 2008년 12월 이후 14년만에 처음으로 수주잔량이 1000만 톤을 돌파했다.
지난해 LNG선만 36척을 수주했다. 컨테이너선(9척), 셔틀탱커(2척), 초대형가스선(VLGC, 2척) 등 94억달러 규모의 선박 49척이 대표적인 성과다. 올해 수주목표도 지난해와 비슷한 95억달러로 설정했다.
반면 지난해 239억5000만 달러를 수주했던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를 157억4000만 달러로, 104억 달러를 수주했던 한화오션은 69억 달러로 낮췄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해양플랜트 1기, LNG선 4척 등 총 25억 달러를 수주하며 수주목표의 26%를 채웠다. 하지만 해양플랜트(15억 달러)를 제외한 상선 수주실적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한화오션과 비슷하다.
선박 건조와 인도가 지속되는 반면 수주계약은 4척에 그치면서 수주잔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올해 누적수주 100억 달러를 돌파한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계열사별로도 수주잔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12월(861만1000CGT·138척) 대비 33만CGT 감소했으나 현대삼호는 110만5000CGT, 현대미포도 16만9000CGT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3년 치 이상의 충분한 일감을 화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수주 경쟁을 피하고, 선가 상승세에 편승할 수 있는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일감을 선별해서 수주할 수 있는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향후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이르면 올해 3분기 LNG선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에서 12척의 LNG선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가격도 지난해 말 2억4800만 달러에서 최근에는 2억6000만 달러까지 올라 업계 예상대로 수주가 이뤄질 경우 삼성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에서만 30억 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거두게 된다.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첫 수주를 해양플랜트로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연내 FLNG 추가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도 상반기에 별다른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 연말에는 수주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나아가 척 당 15억 달러를 웃도는 해양플랜트의 추가 수주에 성공한다면 95억달러 수주 목표를 채우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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