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사태로 촉발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원내 조사부문 전열을 확충·재정비하는 한편, 특별단속반을 운영해 주가조작 세력을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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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사태로 촉발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원내 조사부문 전열을 확충·재정비하는 한편, 특별단속반을 운영해 주가조작 세력을 근절한다는 방침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금감원은 30일 본원에서 조사부문 조직 개편 및 특별단속반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불공정거래 조사역량 강화 방안 관련 기자설명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최근 주식거래가 확대되면서 불공정거래 행위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 그 수법도 고도화·지능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불공정거래를 수리한 사건은 지난 2019년 127건에 불과했지만 매해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232건을 기록했다. 또 미등록 투자업체, SNS 채팅방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불공정거래 행위에 노출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중대사건 중심으로 조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주식리딩방, 사모CB 등 다양한 기획조사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조사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건이 늘어나고 거래양태도 점차 교묘해져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당국은 '조사역량 강화'와 '불공정거래 특별단속반 운영'의 해법을 마련했다. 우선 금감원은 조사부문 개편 및 인력 확충으로 실질 조사인력을 75명에서 95명까지 증원한다.
금감원 공시조사 부서 산하 기획조사국·자본시장조사국·특별조사국 체제를 조사1·2·3국 체제로 전환해 중요사건 중심으로 부서 간 건전한 업무경쟁을 촉진한다. 또 기획팀(2개)의 조사팀 전환, 충원 인력 조사팀 배치 등을 통해 실제 조사전담인력을 현 45명에서 1.5배 이상 증원해 69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특별조사팀 △정보수집전담반 △디지털조사대응반을 각각 신설한다. 특별조사팀은 대규모 투자자 피해 등이 우려되는 중대 불공정거래 사건 발생 시 총력 대응하는 부서이다. 정보수집전담반은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불공정거래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디지털조사대응반은 가상자산, 토큰증권(STO) 등 신종 디지털자산에 대한 조사기법 등을 검토한다.
또 불공정거래 관련 시장정보와 금융감독원 감독·검사·심사 등 업무 과정에서 축적한 금융 빅데이터를 연계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정보탐지·분석을 통해 불공정거래 개연성을 정밀 포착할 방침이다. 이 외 △금융위·거래소와의 조사정보공유시스템 가동 △검찰·경찰과의 긴밀한 협력 등도 구상 중이다.
조직 개편과 더불어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특별단속반을 운영한다. 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특별단속반'을 구성·운영하고, 관련 불법행위 제보·신고 활성화를 위해 다음달 7일부터 집중신고기간에 돌입한다.
특히 특별단속반은 조사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중심으로 꾸려져 투자설명회 현장단속,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일제·암행점검 등으로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또 주식 등을 매개로 한 리딩방 관련 제보·신고 활성화를 위해 유선 및 온라인을 통한 집중신고기간도 운영한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불법 공매도, 사모CB·이상과열업종 관련 불공정거래 기획조사를 지속하고, 상장사 대주주 등의 내부 정보 이용 등 신규 기획조사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 상장사 대주주 등의 악재성 정보를 이용한 주식 대량처분, 지속적 주가 상승 종목 등에 대한 기획조사도 발굴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업무와 조직체계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재정비하고, 유관기관과의 상호 신뢰와 협력 하에 투자자 보호 및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SNS 등을 통한 투자 권유에 현혹되거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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