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들이 비카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장기간의 임대를 통해 꾸준한 수익원 확보가 가능한 리스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를 제외한 리스와 할부금융업을 영위하는 국내 카드사의 할부금융과 리스 자산 합계는 총 17조253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리스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리스업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비씨카드)의 자산 합계는 6조399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620억원) 대비 31.6% 급증했다.

리스업(시설대여업)이란 카드사가 고객에게 자동차, 전자제품 등 특정 물건을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도록 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 사업이다. 고가의 가전제품과 기계류 등도 포함되지만 자동차가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3조5586억원을 기록, 카드업계 전체 관련 자산 중 절반 이상인 56%를 차지했다.

우리카드의 리스 자산 역시 1조8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늘었다.

KB국민카드는 5189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보다 1804.1% 급증한 규모다.

롯데카드는 77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21년 64억원에서 1년 새 1093.0% 증가했다.

BC카드는 174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어든 4015억원으로 집계됐다.

리스업의 자산 규모는 2018년 2조7279억원에서 2019년 2조8562억원, 2020년 3조7583억원, 2021년 4조8515억원 등 매해 성장세를 보여왔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카드업무 외 리스업과 같은 비카드 영역에서 수익성 확대를 도모하는 것은 카드업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지속되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카드사들은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5~1.5%로 낮아지면서 카드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게 됐다. 현재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국내 카드 가맹점은 96%에 달하며 이 중 연매출 3억원 이하로 0.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곳만 75%인 220만개다.

지난해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리스업 등 사업영역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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