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총 사업비가 2조7207억원에 달하는 경기도 성남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협상 대상자 공모과정에서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과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 측은 성남시에 관련 수사를 촉구하고 있어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백현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 심사를 앞두고 있던 지난달 초 토목 등 8개 분야 평가위원 공개모집을 진행, 총 1210명이 응모했다.
그 이후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응모자 중 평가위원 10배수에 해당하는 170명과 후보 85명을 더한 255명을 무작위로 뽑은 뒤 제출 서류를 통해 자격 조건이 되는지 확인했다.
이를 통해 10배수보다 적은 159명을 '예비평가위원 후보군'으로 추려냈고 심사 당일인 25일 '예비후보군'을 대상으로 추첨, 참여 여부 확인 등 과정을 거쳐 최종 평가위원 17인을 선정했다.
논란은 최종 평가위원 선정 이전에 터져 나왔다. 사업참여 의사를 드러낸 A컨소시엄에서 평가위원 명단 사전유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A컨소 측은 23일 성남시 담당 부서를 찾아 "예비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됐다"고 주장하며 관련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경쟁 관계인 B컨소시엄으로 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제보한 6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6명이 예비후보군 159명에 포함됐는지를 검증해 사전유출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 및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민간사업자 공모 경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의위원은 공개모집하고 사전에 자격검정을 완료한 뒤 검증된 지원자 전체명단에서 평가 당일 무작위로 뽑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서울도시공사(SH), 경기도시공사(GH) 등이 이미 시행하면서 공정성이 검증됐다. 그러나 사전에 10배수 명단을 만들어 심의위원을 압축했다는 지적도 있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7명 중 5명이 예비후보군 159명에 포함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5일 예비후보군을 제외하지 않고 평가위원 전체 응모자 1210명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 최종 평가위원 17명을 선정하고 심사를 진행해 또 다른 논란을 샀다.
A컨소 측은 "26일 시에 공문을 보내 다시 한번 이의를 제기하면서 예비후보군 명단은 제외해달라, 의혹을 해소해달라 등 요청을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성남시는 대장동 사태로 전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도시다. 심사위원 명단유출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조치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덕수 성남시의원은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열면서 평가위원 명단 사전유출 의혹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으로 검·경의 조사를 받는 성남시가 이번에는 백현마이스 개발사업으로 또다시 우려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의위원으로 선정된 B씨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심의위원으로 등록하셨죠'라는 전화를 받고 놀라 지인에게 이런 사실을 고백한 것이 제보로 이어졌다"며 "비밀로 지켜져야 할 평가위원 등록을 어떻게 제3자가 알았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실제로도 159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로비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게다가 명단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그 인원은 제외하고 진행해야 함에도 그런 조치 없이 심사를 진행한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감사실에서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중으로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면서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밝혀진다면 향후 조치에 대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대 백현지구에 전시 컨벤션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부지는 20만6350㎡ 규모로 서울 강남 코엑스 1.4배에 달한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26일 메리츠증권 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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