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효과, 이자이익 성장세 한풀 꺾여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7조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약 50%대의 성장세를 보인 셈인데, 자체적인 비용감축이 순이익 증대에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그동안 비판받던 이자이익은 역신장했다.

   
▲ 국내 은행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7조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순이익은 7조원으로 전분기 4조 5000억원 대비 약 55.9%(2조 5000억원) 폭증했다. 지난해 1분기 5조 6000억원과 견줘도 약 24.0%(1조 4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이자이익은 14조 7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15조 4000억원 대비 4.4%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 및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이자수익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NIM은 1.68%로 전분기 1.71%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비이자이익은 2조 1000억원으로 전분기 1조 8000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금리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으로 전분기보다 1조 4000억원 늘어난 1조 9000억원을 벌었고, 기타비이자이익 적자 규모를 2000억원 줄였다. 반면 외환·파생관련손익은 1조 4000억원 급감하면서 2000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영업외손익은 5000억원으로 전분기 60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 은행권 당기순이익 현황 및 이자이익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판매비 및 관리비는 6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 8조 2000억원 대비 23.8%(2조원) 감소했다. 퇴직급여 및 광고선전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손비용은 1조 7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2조 4000억원 대비 27.6% 후퇴했다. 경기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은행권이 충당금 전입을 2000억원 확대했지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충당금 환입액이 9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감소했다. 두 국책은행을 제외한 대손비용은 2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 비용은 순이익 증가 등의 여파로 전분기 1조 6000억원 대비 46.6% 급증한 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손익비율은 개선세를 보였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8%로 전분기 0.48% 대비 0.30%p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91%로 전분기 6.95% 대비 3.96%p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수익에 기반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상손실모형 점검 및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