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대 금리 힘입어 '고정' 80%대 점유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하는 대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인터넷은행에서도 고정(혼합)금리형 대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공급 중인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에 견줘 금리가 낮게 형성돼 있고, 소득기준·주택가격 등에 구애받지 않아 훨씬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상품을 공급 중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혼합(고정)형 주담대 비중은 80%대를 기록했다. 

   
▲ 최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하는 대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인터넷은행에서도 고정(혼합)금리형 대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각사 제공


우선 케뱅이 지난달 취급한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83%로 집계됐다. 대출자들의 고정금리 선호 현상은 올해 지속적으로 확대돼, 월 평균 점유율도 7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카뱅의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도 88%를 기록했다. 두 은행이 주요 시중은행처럼 정책모기지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두 은행의 고정금리 인기 비결로는 '금리경쟁력'이 꼽힌다. 카뱅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금융채 5년물, 5년 이후 신규코픽스 6개월물 반영)는 연 3.782~6.411%에 형성돼 있다. 신규코픽스 6개월물 변동금리 연 3.685~6.56%에 견줘 하단은 약 0.097%p 높고, 상단은 약 0.149%p 낮다. 

케뱅의 아담대 고정혼합금리(금융채 5년물, 5년 후 1년물 반영)는 이날 현재 연 3.93~4.97%에 불과하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COFIX, 3·6개월물) 변동금리 연 3.94~5.70%에 견줘 하단은 약 0.01%p, 상단은 약 0.73%p 낮은 셈이다.

특히 두 상품 모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급 중인 특례보금자리론보다 금리가 낮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일반형 연 4.15~4.55%, 우대형(주택가격 6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1억원 이하) 연 4.05~4.45%에 달한다. 

또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출기간 동안 '평생 고정금리'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지만, 최초 5년동안의 금리는 인터넷은행보다 높다. 더욱이 1~2년 전 대비 금리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내집마련이나 대출 갈아타기(대환)를 희망하는 대출자들의 속내다. 

5년 뒤 시장금리가 현재보다 높다면 대출자에게 유리한 선택지가 되겠지만, 과거처럼 저금리 기조로 돌아간다면 더 많은 이자부담을 안아야 하는 까닭이다.
 
'예측가능한 가계 지출 운용'도 인터넷은행 상품의 매력요인으로 꼽힌다. 고정금리 상품은 최초 5년간 가입 당시 금리로 이용할 수 있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동에도 원리금 부담액이 동일하다. 최근의 금리변동기에 원리금 부담규모를 예측할 수 있어 계획적인 지출과 안정적인 가계자금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더불어 특례보금자리론이 주택가격·소득기준 등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내걸은 것과 달리 두 은행 상품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카뱅의 경우 시세 조회가 되는 아파트·연립·다세대라면 전국 어디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 

케뱅도 시세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대출자에게 LTV·DTI·DSR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을 제공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소득과 무관하게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의 매물만 쓸 수 있으며, LTV 최대 70%(생애최초 80%까지), DTI 최대 60% 선에서 최대 5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금리의 경우 우대형은 주택가격 6억원 미만, 부부합산 소득 1억원 이하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우대형은 주택가격이 6억원 이상이거나 합산소득이 1억원 이상일 경우 이용할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집값 폭등기에 과다한 변동금리 대출이 실행되면서 금리상승기에 대출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차주들이 많았다"며 "향후 금리 변동이 있겠지만 대출자들의 고정금리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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