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흥국생명도 내달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통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에 나서면서 제판분리가 보험업계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GA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동시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판매보다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사진=흥국생명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회사형 GA ‘HK금융파트너스’ 설립 최종 승인을 받아 7월 공식 출범한다. 흥국생명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속설계사 수는 1700여명으로 이들 설계사는 HK금융파트너스로 이동해 영업 활동을 하게 된다.

HK금융파트너스는 흥국생명이 대면채널 영업력 강화를 위해 설립을 추진해온 판매자회사로 흥국생명은 지난달 17일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9월 금감원에 자사형 GA 승인을 요청했으나 지난해 11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이행을 번복하면서 인가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인가신청을 다시 제출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제판분리에 먼저 나선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비용 효율화와 함께 각자 역할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2021년 3월 출범한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해 1분기 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4월 한화생명이 개인영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출범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1분기 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410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1년 사이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4분기,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양생명과 KB라이프, 라이나생명 역시 지난해 마이엔젤금융서비스, KB라이프파트너스, 라이나원 등 자회사형 GA를 출범한 바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추진하고 나서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로 판매주도권이 이동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전속설계사의 이탈 또한 보험사가 제판분리에 나서게 된 원인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13월차 평균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41.4%, 53.2%로 집계됐다. 2명 중 1명꼴로 1년 안에 회사를 떠나 GA 등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이외에 인건비, 지점 유지·관리비 등 고정비용 지출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보험업계는 제판분리를 통해 설계사의 경쟁력 향상과 그로 인한 수입 증대, 소비자 편의 향상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윈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부수적으로는 비용 절감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GA 시장은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권하고 시스템과 체계를 잘 갖춘 GA들이 생존하고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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