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일으킨 가계 신용대출자가 5년 전인 2018년 대비 약 105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자가 급증했는데, 장기 초저금리 시기에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반영된 모습이다.
13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5개년(2018~2022년) 가계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가계 신용대출자 수는 지난해 말 615만 1000명으로 1년 전 591만 6000명 대비 약 23만 5000명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 말 510만명에 견주면 약 105만 1000명 증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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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일으킨 가계 신용대출자가 5년 전인 2018년 대비 약 105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자가 급증했는데, 장기 초저금리 시기에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반영된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이 기간 신용대출자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보였는데, 20대와 40대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20대 대출자는 2018년 34만 3000명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59만 2000명으로 약 24만 9000명 증가했다.
특히 40대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2018년 말 158만 9000명에서 지난해 말 189만 4000명으로 약 30만 5000명 증가했다. 그 외 30대가 약 16만 8000명 증가한 154만 6000명, 50대가 약 19만 1000명 증가한 140만 8000명, 60대가 약 13만 7000명 증가한 71만 1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45조 646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21년 말 159조 3927억원 대비 8.62% 감소했는데, 대대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대출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5년 전인 2018년 110조 6087억원에 견주면 약 31.7% 급증한 수치다.
신용대출 잔액은 2019년 122조 5334억원, 2020년 150조 6805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 말 159조 392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장기 초저금리에 힘입어 부동산·주식·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들이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 대출 공급액은 대출자수와 마찬가지로 40대가 가장 압도적으로 늘었다. 40대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2조 8064억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2018년 말 39조 1481억원 대비 13조 6583억원 늘어 가장 두드러졌다.
뒤이어 50대가 약 9조 9832억원 증가한 37조 6366억원, 30대가 6조 8340억원 증가한 38조 8239억원, 60대가 2조 8557억원 증가한 9조 853억원, 20대가 1조 7069억원 증가한 7조 294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대출 공급잔액은 국민은행이 32조 9210억원(대출자수 129만 6000명)으로 비교군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26조 649억원(79만 6000명), 우리은행 19조 8425억원(67만 3000명), 농협은행 19조 3180억원(80만 3000명), 하나은행 18조 7634억원(78만 5000명), 카카오뱅크 12조 7627억원(93만 7000명), 케이뱅크 8조 2718억원(48만 3000명), 토스뱅크 7조 1624억원(27만 8000명) 순이었다.
대출자수만 놓고 보면 여전히 5대 은행의 득세가 두드러지지만 상대적으로 20~40대의 인터넷은행 이용이 급증해 신규취급 대출에서는 인터넷은행이 더욱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신규 신용대출 이용자 수는 186만명으로 1년 전 179만 5000명 대비 약 6만 5000명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3사가 5대 은행을 크게 앞질렀는데, 1위는 카카오뱅크로 42만 8000명을 기록했다. 이어 케이뱅크가 36만 3000명, 토스뱅크가 30만 1000명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24만 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토스뱅크가 지난해 말 11조 4320억원을 기록해 2위 케이뱅크 7조 1492억원 대비 약 4조 2828억원 많았다. 3위 국민은행 6조 6294억원과는 약 4조 8026억원 차이났다.
비대면금융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간편한 절차와 빠른 대출실행에 매력을 느껴 점포를 갖춘 시중은행보다 모바일 기반 인터넷은행 이용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한편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 대부분은 '고신용자' 위주로 집행됐다. 지난해 615만 1000명 중 72.8%인 448만 1000명는 신용평점이 850점 이상인 고신용자였다. 이들이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은 전체 대출잔액의 80.4%를 차지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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