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4세대 실손보험 갈아타기 할인 혜택이 연말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탈 때 보험료를 1년 간 50% 할인해주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보험사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 전환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연장하기로 했다. 연장 기간과 할인율은 이달 말까지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현행대로 50%의 할인이 연말까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탈 때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혜택이 연말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유튜브 캡처


보험사들 입장에서도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이 높지 않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데다 1분기 역대급 실적까지 거둔 만큼 사회공헌에 노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에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에 따른 효과 등이 반영되면서 5대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이 급증했다. 삼성화재는 1분기에 순이익 6133억원을 거뒀고 DB손해보험이 4060억원, 메리츠화재가 4047억원, 현대해상이 3336억원, KB손해보험이 25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실손보험 적자는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 손익은 1조5300억원 적자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 계약 비중은 2021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5.8%로 늘었으나 전환율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비급여 항목이 특약으로 분리되는 등 4세대 실손보험이 기존 상품보다 불리하다고 여겨 유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은 그동안 도수치료와 백내장 치료 등 비급여진료 증가와 이로 인한 손해율 상승 및 보험료 인상이 문제가 되면서 2009년 10월 실손보험 표준화, 2017년 4월 신실손보험 도입 등 소비자의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왔으나 여전히 보험금 누수가 큰 상황이다.

이에 2021년 7월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고,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한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자기부담비율이 높다.

4세대 실손보험의 할인·할증 적용 단계는 5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보험료 5% 할인, 2등급은 유지, 3등급은 100% 할증, 4등급은 200% 할증, 5등급은 300% 할증하는 방식이다. 1등급은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없는 경우, 2등급은 100만원 미만, 3등급은 150만원 미만, 4등급 300만원 미만, 5등급 300만원 이상인 경우다.

기존에 가입한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부담돼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생각이라면 그전에 자기부담금과 의료이용량 등을 고려해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과 달라진 점이 많다보니 가입에 신중한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실손보험은 보험료 인상이 계속되면서 새 상품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병원을 덜 가는 경우 4세대 실손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반면 비급여 진료 등 병원 이용이 많은 경우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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