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는 비대면·비접촉 방식 로봇 팔로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무인 로봇 충전 시스템' 실증 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그간 연구·시연 등을 위해 로봇 충전기를 사용해왔지만, 상용화를 목적으로 한 실증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은 이용자가 케이블을 직접 차에 연결하는 플러그인(Plug-In) 방식이 대부분으로, 속도가 빠른 초급속 충전 시설이 늘면서 케이블 또한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장애인·임산부 등 교통 약자는 충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교통 약자 뿐 아니라 일반 전기차 이용자들도 쉽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무인 로봇충전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 환승 공영주차장에 3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로봇 충전기 1대를 설치, 9월부터 2년간 시범 운영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한데, 충전구역 주차 후 전기차 충전구 덮개를 열면 무인 로봇 팔이 충전구를 찾아 충전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로봇 팔에는 주변의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는 '라이다' 센서,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3차원 공간의 객체를 감지·추적·분석하는 '3D 비젼시스템' 기술이 적용됐다.

전력 분배를 할 수 있는 파워 뱅크를 설치해 충전 효율을 높였고, 1대당 120㎾(킬로와트)인 충전 용량을 2대 동시일 경우, 60㎾씩 분산할 수 있다.

또 이동식 레일을 탑재, 로봇 팔 1대가 전기차 3대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으며, 충전기 추가도 가능하다.

로봇 충전기는 장애인·임산부 등 교통 약자를 우선한 회원제로 운영한다.

충전 유형과 만족도 등을 분석해 충전 서비스 개발에 적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충전·주차요금을 모두 결제할 수 있는 자동 정산시스템도 구축하고, 전기차 화재 신속 대응을 위해 충전기에는 열화상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

서울시는 충전 사업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계절·날씨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운영 현황과 다양한 차종에 대한 반응성 등을 검증해 무인 로봇충전시스템을 미래 충전모델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교통 약자도 큰 불편 없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적 신기술과 충전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