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시멘트업계가 내달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부딪히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전기료 인상·설비투자액 증가 등으로 인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건설업계는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단가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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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업계가 내달 1일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 등 7개 시멘트 업체 관계자들은 전날인 13일 서울 한국시멘트협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수급 현황을 점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달 현재 주말 시멘트 재고량은 97만톤 수준으로 시멘트 수급상황이 안정화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올해 초 온화한 날씨 영향 등으로 인한 건설수요 증가로 올해 초부터 시멘트 수급불안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다만 산업부는 아직 시멘트 수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며 생산 상황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수급 불안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대다수 업체 경영 성과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유연탄, 전기료 등 각종 비용 변동사항을 감안해 시장 안정화에 노력해줄 것을 시멘트 업체에 당부하는 한편, 시멘트 관련 업계 간 갈등 상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앞서 쌍용C&E와 성신양회 등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전기료와 환율 인상 등을 이유로 내달 1일부로 시멘트 가격을 14% 인상하겠다고 레미콘 및 건설업계에 통보한 바 있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제조원가 20%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4% 오른 점을 비롯해 최근 5년간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2조 원이 넘는 설비투자액을 투입한 점을 가격 인상 주요 근거로 들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시멘트업계 설비투자액은 2조315억 원(연평균 40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9년 2426억 원에서 올해 5764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 인상을 통보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모두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시멘트업계는 전반적으로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영손실 보전을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최근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자재 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지난 8일 쌍용C&E와 성신양회 측에 공문을 보내 유연탄 가격 하락분만큼 단가 인하안을 제시해달라고 통보했다. 최근 유연탄 가격이 고점 대비 39% 하락했고, 유연탄의 시멘트 제조 원가 비중을 감안하면 약 25%의 단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향후 인상된 가격이 반영되는 시점에는 공사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격 인상이 예고된 7월부터는 장마로 인해 타설 물량이 줄어들 수 있고, 레미콘 수요도 덜할 수 있는 만큼 추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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