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환불 중단 사태로 수천억원대 피해를 낸 선불 할인 서비스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대표 남매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1심에 이어 각각 징역 4년과 8년을 선고했다.

머지플러스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권 CSO에게는 53억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머지플러스의 사업 자체가 적자구조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예상하는 수익모델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회사에 대한 현실적 투자가 없었고 소비자 예치금으로 적자를 메울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직원 진술을 근거로 한다. 남매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또 재판부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재무구조임에도 사측이 소비자에게 "누적 손실을 모두 없애고 머지플러스의 유상증자를 성공했다"고 허위로 공지한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권 CSO가 회사 자금을 고급 승용차 대여, 주식 투자, 가족과 지인의 생활비 등에 무분별하게 사용한 혐의(특가법상 횡령), 머지머니 판매대행 수수료를 부풀려 자회사에 지급하는 등 방식으로 29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머지머니가 가맹점의 재화와 용역을 구매하는 데 쓰였다는 점을 들어 '선급전자지급수단'으로 인정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권 대표의 2020년 11월 1일 이전 사기행위에 대해선 당시 그가 회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1심에 이어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권씨 남매는 2020년 5월∼2021년 8월 회사 적자가 누적돼 사업중단 위기에 처했는데도 소비자 57만명에게 선불충전금인 머지머니 2521억원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머지머니 구매자의 실제 피해액을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을 253억원으로 각각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