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안보리 방향성 잃어…비공식회의 등에서 적극 목소리 내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은 15일 우리나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국립외교원 외교타운에서 열린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기념 공개학술회의’ 개회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 국익과 관련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있어서 대한민국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내년부터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3국간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와도 글로벌 현안에 대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금 유엔 안보리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위험을 보조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한반도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해서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또 선진국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통칭) 국가간의 가교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유엔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6.15./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지난 6일(현지시간) 실시된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192개국 중 180개국의 찬성표를 얻어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하는 건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장관은 그동안 유엔대사로 활동하며 유엔대표부를 지휘했던 박수길 대사를 비롯해 김숙 대사, 오준 대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높여주셨다”며 지난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윤영관·송민순·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박수길·김숙·오준 전 주유엔대사가 참석해 우리나라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축하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격려사에서 “안보리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것은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이 국제평화와 정의라는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자국이익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나라가 비상임이사국 수임 기간 ‘순회의장국’(2회 예상)을 맡으면 유엔 사무총장 주재 비공식회의 등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2007~2016년 기간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다. 

한편, 박진 장관은 이날 외교부가 최근 발족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소개했다. 이경철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별대표가 팀장을 맡은 TF의 명칭은 ‘팀 180’이다. 이는 이번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우리나라가 180표를 얻은 점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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