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스마트건설 등 신사업진출 활발해져 연구비 투자 과제로
현대건설, 업계서 유일하게 매출액 대비 연구비 비중 1% 웃돌아
올해 1분기 기준 보유 특허 647개로 현대건설이 1위 차지하기도
[미디어펜=성동규 기자]대형 건설사들이 업황 악화의 위기를 친환경·스마트건설 등 신사업진출로 타계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비용 투자가 주요과제로 부상했다. 그런데도 건설업계 맞형인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정작 연구개발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 10대 건설사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 추이.(세부 내역 공시하지 않은 삼성물산 제외)/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순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1분기 매출 대비 평균 연구개발 비용의 비율은 평균 0.56%에 그쳤다. 매출 대비 평균 투자 비율을 웃도는 건설사는 3곳에 불과했다. 

현대건설이 1.22%로 가장 높았고 대우건설 0.72%, SK에코플랜트 0.63%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HDC현대산업개발이 0.09%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았으며 포스코이앤씨 0.36%, DL이앤씨 0.45% 등으로 뒤를 이었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년여간의 추세로 확장해서 봤을 때 매출 대비 평균 투자 비율이 1%를 상회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2021년 1.22%에서 지난해 1.14%로 소폭 낮아졌으나 올해 1분기 1.22%로 다시 회귀했다.

롯데건설은 2021년 0.43%, 지난해 0.46%, 올해 1분기 0.53%로 큰 폭이 아니라고는 해도 지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에는 2021년 0.48%, 지난해 0.41%, 올해 1분기 0.36%로 뒷걸음질을 쳤다.

건설업계에서 연구개발에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투자하는 현대건설이 특허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현대건설이 보유한 특허는 총 647개로 전년 동기 610건보다 37개 늘어 업계 '특허왕'을 차지했다.

   
▲ (세부 내역 공시하지 않은 삼성물산과 GS건설 제외)/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현대건설의 핵심 연구조직인 기술연구원은 토목·건축·플랜트부문은 물론이고 ICT융복합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디지털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나 모듈러‧PC(사전제작 콘크리트) 등 탈현장 건설(OSC) 투자를 부쩍 늘리고 있다.

특허가 두 번째로 많은 곳은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610건으로 지난해 578건에서 32건이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315건의 특허를 보유,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해 318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포스코건설은 연구개발을 위해 신성장미래기술연구소, R&D기획그룹, 플랜트연구그룹, 인프라연구그룹, 건축연구그룹 등 R&D센터 산하 10개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술연구원 조직을 각 사업본부 산하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 수순을 밟고 있다.

건설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잿값 상승과 더불어 공사 효율성 제고와 공사기간 단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90%를 웃도는 상태다. 도급 중심 수동적 사업구조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원천기술과 설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크다"며 "원천기술, 기술력 확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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