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재정난에 시달리며 선수단 임금 체불 등으로 정상적인 팀 운영을 못한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결국 '제명' 철퇴를 맞았다.

KBL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을 회원사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KBL에 뛰어든 데이원은 가입비 지연 납부, 선수단 및 홈 경기 운영 인력 임금 체불, 오리온 인수 대금 미납 등 재정적인 면에서 각종 문제를 일으켰다. 

이는 데이원 농구단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데이원 스포츠의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김용빈 회장이 농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 지난 4월 4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시즌 일정을 끝낸 데이원 농구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이원은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제명 당해 팀이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사진=KBL


KBL은 지난 5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논의 끝에 데이원에 최후통첩을 했다. 4개월째 체불된 선수, 직원 관계자 임금을 비롯한 각종 부채를 6월 15일까지 해결하고, 앞으로의 구단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데이원은 15일까지 체불 임금 지급도 못했고 구단 운영 계획도 내놓지 못했다. 이에 KBL은 이날 총회에서 10개 구단과 김희옥 KBL 총재의 투표 결과 4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데이원의 제명을 결정했다.

김희옥 총재는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선수 임금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제명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1997년 출범한 한국프로농구에서 구단이 총회 결정으로 회원 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원 선수단은 어려운 구단 재정 상황 속에서도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를 차지했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KBL은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은 모두 보호할 것"이라며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점을 고려해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을 물색할 것"이라고 데이원 제명에 따른 후속 조치 계획도 밝혔다.

만약 데이원 인수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9개 구단 체제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 전원을 대상으로 특별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별드래프트는 동일한 확률로 9개 구단이 2명씩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2023-2024시즌에 한해 샐러리캡, 등록 정원 등을 예외 적용할 방침이다.

KBL은 6월 1일 이후분부터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 연봉을 KBL이 우선 지급하고 추후 환수할 계획이다. 또한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해 긴급 생활자금도 대여하기로 했다.

한편, KBL은 데이원 경영총괄 박노하 대표, 구단주이자 스포츠총괄 허재 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책임도 물을 계획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