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법원에 주주총회금지와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을 냈다 모두 패소해 궁지에 몰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주주들에 대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8일 엘리엇은 보도자료를 통해 "웹사이트에 모든 삼성물산 주주들에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서신에서 엘리엇은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의 막대한 가치를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헐값으로 넘기려는 행위"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합병에 대해서는 '반대', 엘리엇이 낸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현 이사회 교체 관련 임시주총 소집도 고려하겠다"며 "현 이사회 내 위원회들을 재구성하는 방안도 요구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안과 관련해 삼성물산 이사회가 내세우는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전망은 현실성이 없다"고 못박으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큰 훼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은 또 "합병 출발부터 삼성물산 주주들은 7조8000억원 상당의 장부가액을 아무런 대가 없이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이전하게 된다"며 "삼성물산 주가는 뛰어난 성과와 자산을 하향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합병은 설득되지 않은 주주들에게 합병안을 '팔아 치우기' 위해 일방적으로 제안된 삼성물산의 의미 없는 양보일뿐"이라며 "삼성물산 현 이사회는 자신들에게 맡겨진 사업의 가치에 대해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삼성 측이 최근에 발표한 주주친화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주주들을 일시적으로 달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이전과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이어 "합병안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주주들로서는 삼성물산의 현 이사회에 대해 정도에 맞는 경영과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개선 실시를 요구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현 이사회 교체 관련 임시주총 소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