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상승 여파에 영업이익 전년 대비 반토막
수주잔고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 들어
[미디어펜=성동규 기자]토목 분야 강자로 통하는 엘티삼보의 성장세에 빨간불이 걸렸다. 외형 확장에도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영업이익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런 와중에 수주잔고까지 급격하게 감소한 탓이다.

   
▲ 자료=전자공시 시스템 제공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엘티삼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115억9580만원, 매출원가 2842억8444만원을 기록했다. 원가율 91.24%에 달한다. 전년 동기(90.84%)에 이어 올해도 원가율이 90%를 웃돌았다.

엘티삼보 원가율은 △2019년 84.86% △2020년 84.91% △2021년 85.27% 등으로 80%대 초중반을 기록하며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으나 지난해 들어 급격하게 치솟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엘티삼보가 토목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점이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가 관리의 어려움과 더불어 판매비와 관리비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67억5562만 원에서 올해 47억9649만 원으로 29% 하락했다. 

최근 5년간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2019년 8.64% △2020년 8.18% △2021년 7.85% △2022년 2.24% △2023년 1.54%로 추락한 상태다. 매출액은 5년간 최대 성적을 달성한 가운데 받은 성적표라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상황이 이렇지만 수주잔고까지 감소해 향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엘티삼보의 계약잔액은 9402억8900만 원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4542억2900만 원)보다 3분의 1 수준(35.34%)으로 줄어들었다.

   
▲ 자료=전자공시 시스템 제공


해외 부문의 수주잔고는 5018억8100만원으로 3년 연속 성장세(△2021년 4296억7400만원, △2022년 4979억7900만원)를 보였다. 반면 국내 부문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9562억5000만원에서 올해 4384억0800만원으로 절반 넘게(54.15%)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신동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사업장에서 공기 지연과 셧다운(shut down)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021년 이후 국내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엘티삼보는 애초 해외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건설사"라며 "코로나19의 악재로 다소 무리하게 국내 비중을 늘리다 보니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 예전과 같은 수준의 먹거리를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수익성 좋은 선별 수주와 원가 절감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당분간 실적이 지속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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