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예금도 40% 급증…일본 여행 수요에 환차익 기대 겹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약 8년 만에 최저수준을 보이면서 일본 여행과 환차익 등을 고려한 엔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는 규모만 지난해 대비 약 5배 폭증했고, 엔화 예금도 약 40% 가까이 늘어났다.

   
▲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약 8년 만에 최저수준을 보이면서 일본 여행과 환차익 등을 고려한 엔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딜링룸./사진=KB국민은행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 엔(한화 약 2732억 원)으로 4월 228억3900만 엔(약 2068억 원) 대비 약 73억2800만 엔(약 664억 원) 증가했다. 이는 은행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엔을 초과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같은 달 62억8500만 엔에 견주면 약 4.8배 수준이다.

엔화 환전액은 지난해 9월 91억8300만 엔에서 10월 약 2배인 197억3300만 엔으로 급증한 후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는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엔화 환전액이 가장 많은 한 은행의 환전 건수는 14만1743건에 달했는데 4월 7만 8643건 대비 2배에 달하고, 작년 5월 1만8041건에 견주면 약 8배에 육박한다.

엔화 예금도 인기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978억 5900만 엔에서 이달 15일 현재 8109억7400만 엔으로 약 16%(1131억1400만엔·약 1조243억 원) 급증했다. 지난해 6월 말 엔화 예금 잔액 5862억3000만 엔 대비 38%나 많은 셈이다.

예끔 잔액의 상당 부분이 기업 예금이긴 하지만, 엔저 효과도 꽤 반영돼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최근 엔저 현상 심화에 따라, 원엔화 환율은 갈수록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 26일 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엔화는 원화 외에도 달러·유로 등에 대해서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통화 긴축정책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일본은 완화정책을 펼치는 까닭이다.

시장에서는 엔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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