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남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예장공원부터 정상부까지 연결하는 곤돌라를 오는 2025년까지 설치한다.

환경 훼손이 없도록 곤돌라 운영수익을 활용, 환경단체와 생태환경 보전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서울시는 1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개최, 이런 내용의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남산의 '생태환경 보전'과 '쾌적한 시민 여가공간 조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골자로, 서울시가 과거 추진한 '남산 제 모습 찾기'(1991∼1998년), '남산 르네상스'(2009년∼)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재 남산에는 'N서울타워', 전망대, 야외 식물원 등 시민 여가시설이 조성돼 연간 약 800만명이 찾는다.

하지만 최근 생태경관보전지역 내의 식생 변화와 함께,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와 같은 유해 생물이 발생, 생태환경에 위협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또 지난 2021년 8월부터 관광버스 진입을 제한한 이후 대체 이동수단이 없어 이동 약자, 관광객 등의 불편이 커져 남산의 새로운 관리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민간 기업이 1962년부터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으나, 낮은 접근성과 시설 노후화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남산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교통수단으로, 10인승 25대의 곤돌라를 도입한다. 

곤돌라는 1시간에 1000명 이상 수송할 수 있고, 분진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가깝고, 39면의 대형 버스 주차장과 환승센터, 승객대기 장소가 확보된 예장공원을 곤돌라 하부 승강장으로 활용하는데, 예장공원은 당초 곤돌라 도입과 연계해 조성됐으나 사업이 몇 차례 무산돼 활용도가 떨어진 상태였다.

명동역에서부터 예장공원 곤돌라 승강장까지는 이동 약자를 위해,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도심 속 여가 공간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용산공원, 이태원 등 우수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남사면 구간(남산도서관∼남산 야외 식물원)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남산 야외 식물원의 '팔도소나무 단지' 등 숲과 연계, 전국 지역별 대표 정원을 한 곳에서 체험하는 야외 숲 박물관도 만들고, 남산 둘레길(7천294ｍ), 한양도성길(3천892ｍ), 성곽길(2천285ｍ) 등 자연경관 탐방로를 정비, 생태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서울시는 곤돌라로 발생한 운영 수익을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기금으로 운용할 방침으로, '지속 가능한 남산' 관련 조례를 새로 만든다.

이 기금을 기반으로,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과 남사면 소나무림에 지정된 생태환경보전지역을 더욱 확대하고, 식생 병·충해, 외래 식물 예방·관리를 위한 친환경 방제 활동을 벌일 작정이다.

다양한 동·식물 서식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물순환 환경도 개선키로 했다.

남산 전체 면적의 약 13%(40만 4000㎡)가 불투수 토양 포장 비율 70% 이상이어서, 빗물 흡수가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아스팔트 도로 등 불투수 포장을 식생 환경으로 복원하거나, 투수성 친환경 포장으로 바꿀 방침이다.

아울러 이용 빈도가 낮은 불필요한 숲속 샛길은 폐쇄하는 등, 식생 훼손 최소화를 위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시민·환경단체, 관련 학계 등이 참여하는 공공성 기반 협의체인 '지속 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 협의회'를 지난 12일 발족시켰다.

남산 생태환경 전문가인 한봉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한국환경공단과 서울환경연합, 생태보전시민모임, 생명의숲연구소, 서울시민연대 등 공공기관과 환경단체 인사들로 협의회를 구성됐다.

서울시는 이 협의회와 내년 상반기까지 남산 생태환경사업안을 마련하고, 운영 수익 기금화 관련 조례를 신설할 예정이며, 곤돌라는 내년에 착공해 2025년 말 완공이 목표다.

한봉호 협의회 위원장은 "남산에 대한 고민이 담긴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시와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 남산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의 여가 공간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을 생명력 있고 수준 높은 생태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여가 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이라며 "서울시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고 가깝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남산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