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4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상대적 약체로 여겨졌던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또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7위)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랭킹 75위)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황의조(FC서울)가 터뜨린 선제골을 못 지키고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이번 6월 A매치 2연전을 1무1패로 마쳤다. 앞서 지난 16일 페루전에서는 0-1로 패했다.

   
▲ 황의조가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호 출범 후 처음 치른 3월 A매치 2연전도 1무1패(콜롬비아전 2-2, 우루과이전 1-2)에 그쳤다. 4경기에서 2무 2패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초기 성적표에서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전북 현대)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이강인(마요르카)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을 2선에 배치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박용우(울산 현대)를 허리에 두고 김진수(전북), 박지수(포르티모넨스),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로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에게 맡겼다.

페루전 선발과 비교하면 오현규(셀틱) 이기제(수원), 안현범(제주), 원두재(김천)가 빠지고 조규성, 김진수, 설영우, 박용우가 선발로 기용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손흥민(토트넘)은 선발 제외돼 황의조 등과 함께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폈다. 전반 5분 이재성, 9분과 13분 조규성의 슛이 잇따랐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이강인의 개인기는 페루전과 마찬가지로 돋보였다.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선수들을 따돌리며 엘살바도르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서 슛도 여러 차례 때렸다. 하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은 추가시간 황인범의 예리한 중거리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린 것을 제외하면 유효슛이 없어 득점하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재성 대신 황의조를 투입했다. 이 선수 교체가 한국의 선제골을 불렀다.

황의조는 후반 4분 황희찬의 땅볼 패스를 받아 터닝슛을 때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황의조의 A매치 골은 지난해 6월 이집트와 평가전 이후 1년 만이었다.

이후 한국의 선수교체가 잇따랐다. 부상 당한 박용우와 김진수가 빠지고 홍현석(KAA 헨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투입됐다.

이강인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 헤더의 익숙한 패턴으로 몇 차례 슛 장면이 나왔지만 골문을 외면하는 등 한국은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공격이 다소 답답하게 흐르던 후반 24분 관중석이 술렁였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오현규(셀틱)와 함께 교체 투입됐고 황희찬, 조규성이 물러났다.

   
▲ 손흥민이 후반 교체 투입돼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의 공격적인 경기운영은 계속됐지만 달아나는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4분 황인범의 침투 패스에 이은 황의조의 슛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수술 후유증 탓인지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이나 강력한 슛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애썼지만 소득은 없었다.

엘살바도르는 수비에 치중하다가 간혹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후반 42분 엘살바도르의 프리킥에서 한국은 아쉬운 동점골을 내줬다. 문전으로 올라온 볼을 공격에 가담한 엘살바도르 수비수 알렉스 롤단이 달려들며 헤딩슛해 골을 뽑아냈다. 한국 수비들이 롤단을 놓쳤고, 머리에 맞은 볼이 절묘하게 골문 모서리로 빨려들어갔다.

막판 동점 추격을 당한 한국은 당황했다. 총공세를 폈으나 허둥대기만 할 뿐 끝내 엘살바도르 골문을 한 번 더 열지 못하고 아쉬운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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