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이 3개월 연속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분기 목표수익률을 맞춘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연기금이 국내증시 추가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관측도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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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이 3개월 연속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이 코스피 ‘엑시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3달 연속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4월 473억원, 5월 3738억원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6월 들어서는 지난 20일까지 무려 1조2658억원어치를 팔았다.
한국거래소가 분류하는 ‘연기금’에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이 포함된다. 이들이 직접 또는 위탁운용으로 매매하는 부분이 연기금 주식 매매로 집계되는 것이다.
연기금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약 5000억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를 진행했다. 이 흐름이 바뀐 것은 2분기 들어서다. 특히 국내 주식만 14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포지션 변경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2분기 들어서 3개월 내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2485.81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현재 2600선까지 올라 있다. 이 흐름을 타고 연기금들이 주식을 팔아 차익실현을 해 분기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려 한다는 분석이 우선 힘을 얻는다.
국민연금의 경우 큰 틀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2024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에는 전체자산 대비 국내주식 비중 목표를 15.4%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올해 말 목표치인 15.9%보다 0.5% 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대신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를 높이는 자산 재조정 과정이 진행 중이다. 최근의 매도세는 이 흐름을 준비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연기금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성을 낮게 보는 것이라는 해석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연기금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올해 들어 약 6900억원 규모의 매도가 이뤄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 엔비디아발(發) 반도체 섹터 강세의 영향을 받아 지난 5월 동안에만 10% 가까이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1년간 상승률이 약 22%였음을 감안하면 상승분의 절반 정도가 5월에 이뤄진 셈이다. 반면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5356억원)과 SK하이닉스(4166억원)는 쓸어 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담은 걸 보면 국내증시 전망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코스피 추가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관점을 확산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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