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사상 최저인 연 1.50%의 기준금리가 7월에도 동결됐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로 0.3%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지난달 수준인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이후 4번이라 하향조정된 기준금리는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은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영향으로 소비 감소와 경제주체 심리 위축이 동반됐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충격 진정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한국은행

메르스 사태 영향이 번지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8%로 내렸다. 지난 4월 3.1%에서 0.3%포인트 내린 수치다. 이 총재는 “수출이 부진했고, 메르스와 가뭄의 영향으로 2/4분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졌다”며 “일시적 충격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은 완만하지만 다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는 2분기 성장률을 1.0%로 예상했으나 메르스와 가뭄 피해가 겹치면서 당초 전망보다 크게 낮은 0.4% 정도로 추정한다”며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며 소비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11조8000억원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 22조원을 경기살리기에 투입하는 정부의 노력도 경기부양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총재는 “추경예산이 적절히 반영된다면 경제성장률 0.3%의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 정부는 추정하고 우리도 반영했다”며 “메르스가 빨리 진정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요인은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그리스 사태, 가뭄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문제에도 정부와 함께 대안을 낼 계획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규모는 물론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유의해 추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왔다”며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고 정부 부처와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항으로 판단한다. 올해 가계부채 협의체가 구성돼 많은 회의와 토론을 했고, 이를 고려한 가계부채 대책이 이달 중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의 그렉시트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국가의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고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국제금융시장의 가격 변수 및 자본 흐름 변동성이 크게 확대돼 그 영향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며 “정부와 협조하면서 시장안정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락한 중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버블 논란이 있는 중국 증시와 다르다”며 “중국증시 폭락의 파급효과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내수부진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