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출 목표이익률 상승폭 가장 높아…'국민' 이익률 내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 일부가 고금리에 따른 대출자(차주)들의 상환 부담 확대에도 불구, 가계대출 목표이익률을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대비 상향조정폭이 가장 컸고, 국민은행은 기존보다 하향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고금리 시기를 틈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대금리)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가운데, 지나친 이윤 추구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국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 일부가 고금리에 따른 대출자(차주)들의 상환 부담 확대에도 불구, 가계대출 목표이익률을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은행별 목표이익률'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 중 가계대출에서 목표이익률을 가장 많이 올린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해당 조사는 올해 2월 대출금리와 가산금리를 토대로 은행들이 책정한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말과 비교한 것으로, 비교군은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6사(△DGB대구 △BNK부산 △BNK경남 △광주 △JB전북 △제주), 인터넷은행 2사(△케이뱅크 △토스뱅크), 외국계은행 2사(△한국스탠다드차타드 △한국씨티), 특수은행 3사(△IBK기업 △KDB산업 △Sh수협, 농협 제외) 등 18개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일반 신용대출, 신용한도 대출 등에서 목표이익률 상향폭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2월 말 현재 주담대 목표이익률은 1.95%로 지난해 말 1.64% 대비 약 0.31%포인트(p) 상향조정됐다. 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은 각각 1.85%에서 2.15%로 역시 0.30%p씩 높여 잡았다.

지난해 이익률 동결을 유지하던 농협은행도 올해 이익률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주담대·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9~12월 1.71%로 동결을 유지했는데, 올해 1월에 이어 2월에 연이어 올리면서 세 상품 모두 1.95%로 상향 설정했다. 

신한은행은 주담대를 지난해 말 1.35%에서 올해 2월 1.36%로, 신용한도대출을 1.38%에서 1.39%로 각각 0.01%p 상향한 반면, 신용대출을 1.83%에서 1.63%로 0.20%p 하향 조정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담대 이익률을 1.85%로, 신용대출 및 신용한도대출 이익률을 2.21%로 각각 동결을 유지했다.

국민은행은 주담대 이익률을 3.28%로 연말까지 유지하다 2월 현재 3.18%로 0.10%p 하향조정했다. 신용대출도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 11월 4.01%를 시작으로 매월 하향조정해 2월 현재 3.73%를 기록했다. 신용한도대출은 4.00%에서 3.73%로 조정했다. 목표이익률 절대값으로는 국민은행이 가장 높은 편인데, 올 들어 유일하게 꾸준히 하향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은행이 1.40%, 경남은행이 1.49%, 대구은행이 1.58%, 광주·전북은행이 각각 1.70%, 제주은행이 1.15%를 대출상품 목표이익률로 설정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지했다.

인터넷은행도 케이뱅크가 1.70%를, 토스뱅크가 5.00%를 목표이익률로 한결 같이 유지했다.

특수은행의 경우 기업은행이 올들어 목표이익률을 올렸는데, 대표적으로 주담대는 지난해 말 0.70%였지만 올해 2월 1.10%로 끌어올려 눈길을 끌었다. 수협은행은 전 상품을 2.37%로 동결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들도 모처럼 찾아온 '수익 극대화' 기회를 앞두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해 대출금리 모범규준상 위원회(내부심사위원회, 소위원회 포함) 개최 횟수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50회의 위원회를 개최해 18개 은행 중 가장 압도적이었는데, 각 대출상품의 9~12월 목표이익률을 끝까지 유지했다. 

타 은행도 적게는 10회 미만, 많게는 30여회의 위원회를 개최하며 이익률을 일부 조정했는데, 월간 격차를 놓고 보면 전 은행을 통틀어 최대 0.30%p를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취임 후 공개적으로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상생금융'을 강조하던 이복현 금감원장의 행보를 시작으로 여론들의 뭇매가 쏟아지면서, 은행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보다 '적당히 많이 버는' 쪽으로 방침을 세운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건전성 위기를 시작으로 충당금 적립 강화, 금리인상 정점론 등의 이슈가 부상하며 은행들의 수익 극대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각 은행 위원회가 주판을 어떻게 굴릴지는 관전 포인트다.

윤 의원은 "일부 은행이 큰 폭의 예대금리 격차를 통해 역대급 수익을 내는 가운데 목표이익률까지 조정해 추가 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고금리로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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