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양향자 의원이 26일 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제3지대를 공식화했다. 양당체제에 피로감을 느낀 무당층을 사로잡아 혐오의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시도다. 이에 제3지대 돌풍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가 일시적 바람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치권은 제3지대 돌풍을 재연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첫 시작은 양향자 의원이 끊었다. 양 의원은 이날 오후 신당인 ‘한국의 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제3지대의 막을 올렸다.
양 의원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거대 양당이 이끄는 정치는 그저 권력게임이자 이권 다툼”이라며 “그들이 주도하는 정치권 교체는 기득권 교체일 뿐”이라면서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당 체제하 기득권 교체가 아닌 진정한 정치 교체라는 명분으로 제3지대 돌풍에 부채질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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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향자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 금태섭 전 의원과 정의당도 양 의원이 쏘아 올린 제3지대 돌풍에 합류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모임의 대변인을 임명하고, 순차적으로 영입인사를 공개한 뒤 9월 이전 창당에 나서겠다고 제3지대 출범에 호응했다.
정의당도 오는 10월 노동당·녹색당 등 다양한 정치세력과 통합과 연대로 ‘혁신 재창당’에 나서겠다며 제3지대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으로 이뤄진 양당 정치에 대한 실망감으로 무당층이 30%대를 기록하자 대안정당의 자리를 꿰차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의석수 38석을 획득하고,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한 바 있어 무당층 공략을 통한 제3지대가 충분히 승산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가 흥행 조건을 갖추지 못해 반짝 흥행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3지대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은 인물의 부재다. 가장 최근 제3당을 성공했던 국민의당의 경우 안철수라는 대권후보가 있었다. 반면 제3지대에는 이른바 ‘잠룡’이 전무하다. 따라서 이목을 사로잡고 비전을 선사할 원동력이 기존 정당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명분도 모호하다고 평가된다. 한 야당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만남에서 “무당층이 늘었고, 양당 체제에 대한 불신 등을 명분으로 삼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3지대를 이끄는 인물들이 다 정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인물이라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의 명분이 정치 교체보다 사실상 양당 체제 아래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이들의 출마를 위한 수단으로 보여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제3지대가 성공하기 위해선 다당제의 길이 열려야 되지 않겠나”라며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선거구제 개편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제3지대의 미래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고, 무당층도 결국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양당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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