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원 증원…현장검사 받는 증권사들 ‘긴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달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부문 조직을 강화한다고 예고한 금융감독원이 최근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내달부터 일선 증권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검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업계는 긴장된 시선으로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 지난달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부문 조직을 강화한다고 예고한 금융감독원이 최근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이 조직 개편을 통해 조사 인력을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금감원이 지난 5월30일 실제 조사전담 인력을 24명 증원하고, 실용성‧효율성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힌 ‘불공정거래 조사역량 강화방안’이 구체화된 결과다.

금감원이 보다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 22일에도 나왔다. 주가조작 적발건수가 최근 4년간 감소했다는 비판에 대해 ‘조사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금감원의 주가조작 적발건수는 2017년 139건, 2018년 151건, 2019년 129건, 2020년 94건, 2021년 80건 등으로 2018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감원 조사국 인원이 2019년 76명에서 2020년 73명, 2021년 68명, 2022년 69명으로 지속 감소한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조사인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사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조사인력을 대폭 확충해 불공정거래 조사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조사해 검찰에 넘긴 사례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22개 종목에 대한 ‘매수’ 의견 보고서를 내기 전에 해당종목 주식을 차명계좌로 매수해 약 5억2000만원 수준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금감원의 조사인력 확충은 위와 같은 사례를 보다 많이 적발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시선이 쏠리는 곳은 현장검사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들이다. 예를 들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6일부터 채권과 신탁 관련 현장검사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부정보 이용 의혹’을 제기한 터라 특별 검사가 예고돼 있다. 지난 4월 이화그룹 관련 이슈가 터지긴 전에 주식을 거래해 2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메리츠증권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내부정보이용이 의심돼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기적인 검사가 아니라 일종의 혐의점을 규명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되는 검사인만큼 회사들의 긴장감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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