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증권은 10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후 주가흐름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에 유리했고 제일모직에게는 불리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 발표 후 제일모직 주가는 6.7%, 삼성물산은 15% 상승했는데 주가만 볼 경우, 시장은 이번 합병이 제일모직에게는 불리했고 삼성물산에는 유리했음을 말해주고 있다”며 “ISS의 주장과는 달리 삼성물산 투자자는 합병지지, 제일모직 투자자는 합병 반대가 합리적 의사 결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이 부결될 경우, 삼성물산 주가는 초과수익을 모두 반납하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를 ISS의 주장대로 2조원으로 인정받게 된다”며 “이에 따라 제일모직의 주가는 4조5000억~6조원으로 평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와 ISS 평가금액(2조원)과의 차이만큼 조정 받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ISS는 지나치게 단기적 시각으로 회계가치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한 점은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폄하한 것으로 봤다.
전 연구원은 “1조1000억원이 이미 투자됐고, 3공장 건설에 6500억원이 추가 투자될 예정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가 2조원이라면 한국 주식시장의 모든 바이오 제약 주식들은 현재 고평가 상태에 있다는 얘기”라며 “현대증권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4조7000억원으로 평가해 목표주가 산출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SS의 보고서는 회계가치를 중심으로 제일모직을 평가했는데 수주산업에서 미래의 장기 전망이 수반되지 않아 의미가 없다”며 “회계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는 현재가 기준 7조3000억원으로 ISS의 시각에 따르면 이 또한 모두 주주 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오류”라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은 “합병이 부결될 경우, 경영권 승계 과정의 차질 발생에 따른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의사결정의 지연 등이 삼성그룹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제일모직 및 삼성에스디에스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기업 주가에서 재원확보 문제로 오버행 이슈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