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 라면 이어 롯데웰푸드 과자 가격 내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한 만큼 라면 가격도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라면·제빵·제과 업체들로 가격 인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이 같은 움직임을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민간시장 가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에 역행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롯데웰푸드는 7월부터 대표 과자 3종 (위부터) 제크, 롯샌, 빠다코코낫 가격을 인하한다./사진=롯데웰푸드 제공


28일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다음달 1일부터 과자 3종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은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이다. 이들 제품은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저렴해진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서민 물가 부담을 덜고자 과자 대표 브랜드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다음 달부터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하한다.

앞서 지난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값 인하 권고’ 발언을 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26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사조동아원 등 대형 제분업체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제분업계는 물가 안정을 위해 7월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음 날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 포문을 열었다. 오는 7월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이다. 

뒤이어 삼양식품이 재빠르게 행동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7월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의 경우 5개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개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개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오뚜기도 다음 달부터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스낵면 5개입 제품은 3380원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은 4개입 4680원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은 4개입 6480원에서 6180원으로 4.6% 인하된다. 

오뚜기는 대표제품 ‘진라면’의 경우 이번 가격인하 품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는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라면은 지난 2010년 가격 인하 후, 2021년 8월까지 10여 년간 가격을 동결했었다. 

   
▲ 농심 신라면(왼쪽), 새우깡(오른쪽). 농심은 소맥분 가격인하분을 반영해 이들 제품 가격을 오는 7월부터 소폭 인하한다./사진=농심 제공


소맥분 사용량이 많은 제빵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역시 시장 1위 SPC그룹이 총대를 메는 분위기다. 양산빵 SPC삼립과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두 곳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가격 인하 대상 브랜드와 인하율 등을 중점으로 면밀하게 내부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를 제외한 제과업계는 아직까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가격 대신 중량을 늘려 가격 인하 효과를 내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밀가루 수입 가격 하락으로 식품업계가 관련 제품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라면회사 관계자는 “밀가루 외에 전분이나 설탕 값이 오르는 등 다른 원재료는 인상요인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2010년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라면회사들이 1분기 이익을 낸 요인은 지난해 가격인상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하로 물가가 잡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소비자가 실질적인 체감을 할 수 있도록 상징적 효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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