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일성신약의 윤석근 대표는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의 주장에는 동의 하지만 이들과 연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 2.12%(330만70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월26일 삼성물산 주식을 최초로 취득했다. 당시 취득금액은 785억5500만원이었다. 1분기 기준 이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1961억4300만원으로, 최초 취득 당시보다 2.5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물산 전일 종가로 계산하면 210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때문에 중소형 제약서인 일성신약은 치열하게 우호지분 확대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과 엘리엇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단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공개한 상태다.

10일 윤 대표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에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현재와 같은 합병비율이라면 주주총회에서 반대할 것이다”며 “일성신약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주주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합병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따지기에 앞서 지금의 삼성물산 주가가 너무 낮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주식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해서 서운하다”며 “소액주주들이 지금까지 주가가 올라가길 기다린 것을 생각하면 합병 후 주가가 32만원은 돼야 하는데 몇 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표는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중간배당과 현물배당에 대해서는 정말 삼성물산에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에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정관상 명시한다는 건 지나치게 앞서 나간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그는 “합병비율이 잘못됐다는 엘리엇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연대는 하지 않았고 연락해본적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