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여파 연체율 상승세 지속…"연체채권 상·매각 확대 유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 3월 소강상태를 보였던 국내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4월 들어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은행권의 건전성 위험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 대비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낮다는 점을 가리키며 진화에 나섰다. 특히 은행권에 연체채권 상·매각을 유도해 건전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지난 3월 소강상태를 보였던 국내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4월 들어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감원에 따르면 4월 말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7%로 전월 말 0.33%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연체율은 올해 1월 0.23%, 2월 0.36%를 기록했지만 3월에는 0.33%로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월들어 다시 상승 전환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 0.35% 대비 0.04%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이 0.09%로 3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05%p 상승한 0.46%를 기록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대출이 각각 0.06%p 0.04%p 상승한 0.51% 0.41%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4%로 전월 말 0.31% 대비 0.03%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1%로 전월 말 0.20% 대비 0.01%p 상승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 말 0.59% 대비 0.08%p 상승했다.

4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1조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했으며,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9000억원으로 분기중 상·매각 미실시 등의 여파로 감소했다. 

4월 중 신규연체율(4월중 신규연체 발생액/3월말 대출잔액)은 0.08%로 전월과 대동소이했다.

   
▲ 국내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6월 역대 최저수준인 0.20%을 기록한 후 상승 추세에 있다"면서도 "이는 코로나19 기간 중 기준금리 하락 및 정책지원 등으로 장기추세 대비 하락했던 연체율이 글로벌 통화정책 등의 정상화 과정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은행권의 연체율 수준은 코로나19 이전(2020년 1월 말 0.41%) 보다 낮고, 과거 장기 시계열 0.78% 대비로도 크게 낮은 수준으로 은행은 견조한 자산건전성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은행권 연체율이 미국 상위 100대 은행의 연체율(지난 3월 말 기준) 1.29% 대비 낮은 데다, 부실채권비율(3월 말)도 0.41%로 미국 0.72% 및 유럽 2.28%(지난해 말 기준 유럽 111개 주요 은행)보다 매우 양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연체율은 최근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당분간 현재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체율 추이가 우리 금융시스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매각 확대 등 건전성 관리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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