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센‧알멕‧오픈놀 주가 급등…"주식인가 코인인가" 경계론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규상장(IPO) 종목에 대한 상장당일 주가 변동폭이 공모가 대비 400%까지 대폭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도 변경 후 처음으로 상장된 종목들이 대체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면서 일각에선 무분별한 투자를 우려하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 신규상장(IPO) 종목에 대한 상장당일 주가 변동폭이 공모가 대비 400%까지 대폭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도 개편 이후 IPO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 국내 증시 최고의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신규상장주들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은 생체인식 기술 전문기업 시큐센이었다(6월29일 상장). 코넥스 이전상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큐센은 이례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유는 물론 가격변동폭 확대 조치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첫날의 경우 주가가 공모가의 최대 4배로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시장 업무규정을 시행했다. 시큐센은 변경된 제도의 첫 적용을 받은 종목으로, 공모가 3000원의 2배가 넘는 91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주가는 공모가의 3배 수준인 1만1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돌풍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전기차 부품업체 알멕과 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이 나란히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보통 동시상장은 거래대금 분산으로 폭발적인 상승세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알멕은 공모가(5만원)의 2배 수준인 9만9500원에서 거래를 마쳤고, 오픈놀은 공모가(1만원)의 1.5배 수준인 1만5750원으로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흥미로운 것은 장중 흐름이다. 비인기 섹터로 분류돼 공모청약 단계에선 알멕에 비해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한 오픈놀이 오히려 알멕보다 더 드라마틱한 주가 흐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종가가 1만5750원이었을 뿐 오픈놀의 주가는 장중 공모가의 4배에 근접한 3만95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결국 IPO 시장에 대한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방증한다. 다만 오픈놀이 보여준 극심한 가격 변동폭은 그만큼 IPO 시장이 위험해졌다는 의미를 함께 내포한다. 

거래 첫날의 사례만 봐도 장중 고가(3만950원)와 저가(1만2900원)의 격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대형 주식 카페들에선 ‘주식인지 코인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의 변동폭’이라는 코멘트를 흔히 볼 수 있다. 당분간 IPO 시장이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거래대금을 빨아들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이 가운데 ‘다음 타자’로 대기 중인 필에너지의 경우도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가 감돈다. 일단 이번에 상장되는 필에너지는 2020년 4월 필옵틱스 80% 지분과 삼성 SDI 20% 지분으로 만들어진 합작설립 회사다. 최고의 화제 섹터인 2차전지주인 데다가 삼성SDI라는 막강한 ‘뒷배’가 투자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필에너지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30일 모회사인 필옵틱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1%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필에너지는 오는 5~6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공모가는 2만6300~3만원으로 책정됐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공모가가 3만원을 넘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상장 첫날의 기대감은 시큐센‧알멕‧오픈놀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일에 공모가의 최대 4배까지 주가가 가능해진 ‘따따블’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정리하면서 “거래 첫날 주가 변동폭이 워낙 커서 주가가 갭을 띄우고 주저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조심해서 신규상장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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