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올해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최악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불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매출 37억5200만 달러(4조9000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36억5000만 달러보다 1억 달러 이상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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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올해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최악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불린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최악의 업황을 통과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믿는다”며 “업계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점차 회복되고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론의 실적 선방은 메모리 기업들이 감산 조치를 단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잡기 위해 감산 조치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이후부터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업계의 감산으로 D램 가격의 하락폭은 점차 줄어든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6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5월보다 2.86%포인트 감소한 1.36달러로 집계됐다. 4월 19.9%, 5월 3.45%에 비하면 낙폭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폭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82달러로 5월과 동일했다. 낸드플래시는 3월 5.12%, 4월 2.93%씩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동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 개선이 가시화 되면서 오는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분기에는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약 4조 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도 가전과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갖추고 있어 전체 영업이익은 2000억 원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 손실을 2조9997억 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메모리반도체가 사업의 중심인 탓에 지난해부터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진행 중인 감산 효과에 더해 인공지능(AI) 서버와 PC 위주로 수요가 개선되면서 메모리 업체의 보유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업황 개선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해 필요한 HBM에 대한 수요 증가가 업황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최근에는 HBM3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장비 발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HBM3를 개발하며 양산 돌입을 위한 샘플 테스트 등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끝나지 않았고, 메모리 가격 반등 신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3분기 말은 돼야 하반기의 실적 개선 여부가 명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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