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수호 기자]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이 2곳으로 압축된 가운데, SM그룹의 계열사인 태초이앤씨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제출했다. LOI 제출 시한은 지난 3일 마감됐으며 SM그룹 외에도 중견 종합건설사 한 곳이 추가로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83위의 중견 건설사로 대우조선해양이 2003년 진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기업이다. 지난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됐다가 한국테크놀로지에 매각됐다. 이후 대내외 악재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가격은 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인수 대금은 회생담보권과 회생채무 변제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내 관심사는 태초이앤씨의 인수전 참여다. 일반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져 경영이 어려운 회사는 재무 등 건실한 기업에서 인수하기 마련인데, 태초이앤씨의 경우 경영실적이나 자본 상황이 기업을 인수하기엔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초이앤씨는 지난 2019년 1243만 원, 2020년 1308만 원, 2021년 4032만 원, 2022년 5459만 원 영업적자를 기록해 적자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기준 당기순손실이 4억 원에 가깝다. 당기순손실이 자본금을 넘어선 상태로 대우해양조선건설을 인수해도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 지는 불확실하다.
태초이앤씨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 우지영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주택건설·분양, 부동산개발·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월 11일 SM상선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총 338억원 규모의 비용을 차입했다. 순수 차입금액은 288억원이고 이자율 6.3%로 이는 자기자본대비 9600%에 달하는 금액이다. 상환일은 2024년 5월 11일까지로, 대우해양조선건설 인수를 위해 단기 차입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태초이앤씨가 인수하더라도 내년 차입금 상환이나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운영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M그룹은 삼라와 삼라마이다스 등 건설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동아건설산업과 우방, 태길종합건설, 경남기업, 삼환기업, 우방토건 등 10여 개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STX건설을 인수한 바 있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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