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IAEA사무총장, 한국언론과 인터뷰 "전문가 이견 없었다" 일축
"공포 빠진 이들에게 '이건 그런 일 아니다'고 말하는게 사회적 책임"
"중립적 투명한 유일한 국제기구…과학적 분석 기반해 꼼꼼히 평가"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8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IAEA·일본·미국 정부측 공식용어)의 바다 방류에 대해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라면 당연히 영향이 없다"며 "우리는 일상에서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고 인체도 방사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허용기준치'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후쿠시마 처리수 해양 방류에 따른 환경 영향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언론에 한 말과 같은 이야기"라며 "별도의 버전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지난 4일 발표한 'IAEA 종합 보고서'와 관련해 작성에 관여한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다는 로이터의 보도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7.8.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보도 내용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보고서에 참여한) 어떠한 전문가도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IAEA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라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보고서는 규칙과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것이고 내부 이견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서는 전혀 일본에 편향된 게 아니고 IAEA가 한 일도 일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은 자신들의 처리 절차가 국제 안전 규범에 맞는지 살펴봐달라고 IAEA에 요청한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안전 규범에 맞는다는 것만으로 어민 입장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떨치기 충분하지 않다'는 질문에 "동의한다"며 "그래서 어민들이나 동의하지 못하거나 화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하거나 공포에 빠진 이들을 찾아가 '이건 그런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IAEA가 국제기구로서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IAEA가 후쿠시마에 사무소를 열어 방류가 끝날 때까지 감시한다'는 계획에 대해 "IAEA가 그 일을 중립적이고 투명하게 할 유일한 국제기구"라며 "일본정부가 하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전날 한국 입국 당시 김포공항에서 고성을 지른 반대 시위에 대해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라며 "한국은 민주국가이고 당연히 사람들은 시위를 할 수 있다, 내가 여기 온 것도 이들이 가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했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월 7일 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7.8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같은날 중앙일보와도 인터뷰를 갖고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선 당연히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며 "나는 (논쟁에) 숨거나 이견을 무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계획을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꼼꼼히 평가했다"며 "실제 방류 이후 발생할 일에 대해서도 현장에 상주하면서 수십 년 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후의 한 방울까지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가 함께 하겠다"며 "나는 야당(더불어민주당)을 설득(convince)할 권한도 계획도 없지만, 후쿠시마 문제와 관련해 IAEA가 내린 결론에 대해 야당에게 설명(explain)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갈등은 정치의 중요한 요소란 걸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야당(민주당)도 만약 정권을 차지한다면 IAEA와 상대(deal with)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및 박진 외교부 장관과 연쇄 면담했다.

이튿날인 9일 오전에는 민주당 관계자와 면담을 가진 후, 뉴질랜드로 이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