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11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다. 이번 회동은 이 전 대표가 미국 유학에서 귀국 후 2주 만에 성사된 것이다. 민주당은 전현직 대표의 회동으로 계파 갈등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내부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출입 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는 11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만찬 회동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명계는 “민주당 상임고문의 귀국에 대한 인사 차원의 만남”이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당 현안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소신 발언 여부에 경계감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이번 회동으로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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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호남 방문 당시 “민주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혁신의 핵심은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와 도덕성 회복”이라면서 이재명 지도부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현 지도부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자이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당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등장한 김은경 혁신위조차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혁신의 방향성이 잘못됐다고 꼬집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이재명 책임론으로 귀결될 수 있어, 이 대표에게는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의 묘소와 사저를 방문하는 동안 이 대표와 회동만 기약하지 않음으로써 비명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친명계는 회동 간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주목받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반면 친낙계는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없을 수 없다”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회동이 사진만 찍는 형식적 만남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친낙계가 이 전 대표의 역할을 고집하는 배경에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존재를 인정하고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앙금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가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연패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고 비난의 화살을 이 전 대표에게 전가했다는 주장이 앙금의 원인이다.
전현직 대표가 회동을 코앞에 뒀음에도 주제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자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회동이 민주당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엇갈린 관측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답보인 상황에서 전현직 대표가 스스로 당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비명계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만남에서 “귀국한 이 전 대표에게 역할이 주어져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혁신동력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디까지나 당의 어른이자 상임고문으로서의 역할”이라며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를 이 전 대표가 대신하려는 것은 안 된다”라며 이 전 대표가 당권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전 대표가 회동에서 소신 발언의 수위를 조절해 분열보다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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