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저지를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의 수장인 폴 싱어 회장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로 변신해 한국을 응원했던 사진을 공개했다. ‘글로벌 먹튀 자본’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를 비롯한 한국인의 마음을 얻으려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13일 엘리엇 측은 2002년 당시 싱어 회장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폴 싱어 회장은 한국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싱어 회장은 2002년 월드컵 기간에 ‘붉은악마’ 복장 을 한 채로 한국 대 독일 전에서 한국을 응원 했습니다”며 “싱어 회장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을 하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한국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한국을 응원하고 싶은 일념으로 오로지 한국 대 독일 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에는 싱어 회장이 엘리엇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와, 이재우 변호사, 아들인 고든 싱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최 변호사와 넥서스가 결코 즉흥적으로 엘리엇의 변호를 맡은 것이 아니라 싱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5조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론스타는 물론, SK그룹의 '소버린사태' 등 해외 투기자본에 대한 국민적 저항 움직임이 일자 반감을 누구러뜨리려는 의도로 엘리엇 측이 이번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승인할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물산과 엘리엇은 조금이라도 더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