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로 다섯 번째 매각에 도전하는 KDB생명이 이번에는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7일 마감한 KDB생명 본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KDB산업은행과 컨서스자산운용은 이번주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사(KCV PEF)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다.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 사진=KDB생명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6~7주간의 실사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 지분매입 등 구체적인 인수조건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건전성 강화를 위한 유상증자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보험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만큼 금융권 내에선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보험계열사는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순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하나손해보험은 83억원의 순손실로 전년(-54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함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을 3대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선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비금융 부문에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KDB생명의 자산 규모는 20조원으로 생보업계 11위다. 자산 6조원대인 하나생명과 KDB생명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단순 계산으로 자산 규모가 26조원으로 커져 업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다만 인수 시점부터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원매자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DB생명 부채는 약 16조6210억원 규모다. KDB생명은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은데 이전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 매번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입찰에 참여할 투자자를 늘리기 위해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본입찰을 이달로 연기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6500억원에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이후 유상증자 등 지금까지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2020년 등 총 네 번에 걸쳐 KDB생명을 공개 매각 작업을 벌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지만 이번에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다수의 원매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KDB생명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했다. 또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는 점도 매물로서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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