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파트너십 프로그램, 7+4 이행계획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
안보연대, 한미동맹 넘어 자유진영 확대하겠다는 尹정부 복안 담겨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0~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한국-나토 안보 협력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바로 한국이 나토와 11개 분야에 걸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함께 ITPP 문서를 맞교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2년에 한국과 NATO가 개별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으로 당시 7개 분야의 협력 분야를 식별해 놓은 것에서 확대 발전된 결과"라며 11년 만에 협력관계가 격상됐음을 밝혔다.

이 한국-나토 간 ITPP 문서는 11개 분야에서 이행 계획을 세부적으로 담고 있다.

11개 분야는 7개 주제 및 4개 협력 추진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3.7.11. /사진=연합뉴스


7개 주제는 대테러, 군축-비확산, 신흥기술, 사이버 방위, 과학기술, 기후변화 및 안보, 여성평화 안보로 나뉘고 그 추진 방식으로는 대화와 협의, 역량 개발과 상호운용성 강화, 상호운용성을 위한 실질 협력, 공공외교 병행이 꼽힌다.

7개 주제에 대해 4가지 방식을 혼용하겠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된 11개 분야의 이행계획이다.

특히 김태효 1차장은 ITPP 문서에 대해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같이 수호하고 강화한다는 한국과 NATO 간 공통된 전략목표를 상정해 놓고, 11개 분야 별로 협력 이행 기간을 설정하고 또 협력기관을 정해 협력 실효성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북미 및 유럽 31개국의 집단 안보 동맹이다.

이번 ITPP 체결 및 문서 교환으로 한국과 나토는 안보연대 협력 범위를 기존 전통적인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에서 데테러-사이버방위-방위산업 등 포괄적 글로벌 수준으로 넓힌 것이다.

또한 이는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상 최초로 참석했던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안보협력 전략과 결부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동북아에서 여전히 밀착관계이고, 유럽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파급 효과가 크다.

이번 ITPP 체결은, 이러한 위협에 대해 나토와 한국이 안보연대 및 협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실제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나토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안보는 지역적이지 않고 글로벌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 또한 스톨텐베르그 총장에게 "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나토 간 긴밀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의 이날 면담에 대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라며 "오늘 협의하고 합의한 협력 방안의 기초 위에서 보다 확장된 한국-나토 협력 방안이 앞으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개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대통령실이 밝힌 이번 나토 정상회의 순방의 주요 목표 첫번째로 꼽히는건 국제안보 협력 강화다. ITTP 체결도 이러한 맥락에서 준비된 것이다.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나토의 첫 파트너국 초청국으로 참여했을 때, 자유세력 간 연대 강화를 설파하고 상호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그 연대의 기조 위에서 한국과 나토 동맹국들 간 협력을 제도화하고 실질화하는 의미가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를 방문 중인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하기도 했는데, 이 접견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나토와의 협력, 나토와 인태지역의 협력 등에 대해 미 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미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게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참가한 것 자체가 한미동맹이 진정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