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회장, 임직원 메시지 “2030년까지 미국서 1위 목표”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농심이 이달 1일 신동원 회장 체제 2주년을 맞았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신동원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약 1조 9122억 원)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 농심 신동원 회장/사진=농심 제공


◇ 글로벌 식품 기업 발돋움

신동원 회장은 농심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일본 동경사무소에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해 왔다. 1987년 신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처럼, 라면으로 정면승부를 하려면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라고 말하며 동경사무소 근무를 자청했다. 이후 신 회장은 1991년까지 동경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일본 시장에 농심 브랜드가 뿌리내릴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농심은 현재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시장에는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일본 저가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점을 둔 농심은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농심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농심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농심 라면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며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농심 라면의 인기로 2021년에는 농심 미국공장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 2022년,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해 생산능력이 70% 향상된 농심은 공급량을 대폭 확대할 수 있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매출액 40.1%, 영업이익 604.1% 성장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둬냈다.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신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5억 달러와 함께 미국 라면시장 1위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4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30년까지 지금의 세 배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 농심 신동원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농심 제공


국내 사업 내실, 소비자 중심 경영

신동원 회장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더욱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해 왔다.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해 회사 운영 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이익률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AI, IoT를 업무방식에 적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특히, 생산현장에 AI를 도입해 불량률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등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식품 안전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신동원 회장은 기존의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MZ세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였다. 조직문화부터 젊게 바꿨다. 지난해부터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했다. 

마케팅 활동도 한층 젊어졌다. 농심은 지난해 안성탕면 팝업 매장에 이어 올해 신라면 팝업 매장을 선보이며 MZ세대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팜·비건·건강기능식품… 신성장동력

신동원 회장은 기존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농심의 미래를 열어갈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심은 세계가 기후변화 해결책으로 주목하는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강원도 평창 감자 연구소를 시작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연구해 온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고, 올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마트팜 MOU를 체결했다. 

농심은 스마트팜의 모든 시설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직접 자체 개발해 재배 작물의 특성에 맞춰 모든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중동지역에서 스마트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 디너 코스 모음 연출사진/사진=농심 제공


신 회장은 생명 존중과 환경보호 등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에 맞춰 ‘비건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2020년, 농심이 자체 개발한 대체육 제조 기술 HMMA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는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였다. 지난해는 국내 최초 비건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Forest Kitchen(포리스트 키친)’을 열었다. 

또 2020년 론칭한 ‘라이필’ 브랜드를 필두로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농심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NS’를 주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콜라겐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심이 개발한 콜라겐 원료는 국내 기술로는 최초로 식약처 인정을 획득했으며, 분자량이 173Da(달톤)으로 국내 시판 제품 중 가장 작다. 

향후 농심은 수면력과 기억력 개선은 물론 대사 체계에 도움을 주는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넓혀간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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