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카드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잇따라 방문하며 상생금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카드, 한화생명에 이어 다음주 신한카드를 방문해 상생금융안 마련을 주문하고 독려할 예정이다. 이에 카드사, 보험사 등 2금융권 전반으로 상생금융 참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생명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을 위한 상생친구 협약식’에 참석해 “금융산업은 국민 및 국가경제와 떨어져 나홀로 성장할 수 없기에 어려운 시기일수록 금융회사들은 스스로만을 챙기기보다 함께 상생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상생금융 필요성을 강조하고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한화생명에 감사를 표했다.

한화생명은 이날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보험업권 최초 상생금융 1호 상품으로 상품 개발 과정을 거쳐 8~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정성기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이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을 위한 상생친구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상품은 5년 만기 저축보험으로 가입 대상을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까지로 은행의 청년도약계좌보다 확대했다. 보장 금리는 5년간 5%가 기본이며 보험 기간 내 결혼 또는 출산 시 납입액의 일정률을 보너스로 지급한다. 가입 1개월 경과 후부터는 원금이 보장되도록 구성했으며, 추가 납입 및 납입 유예도 탑재했다.

한화생명은 또 월드비전,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등 협력기관과 함께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의 자립 지원 △저소득층(한부모가정 등) 청소년 금융교육 제공 △문화소외계층 아동 문화체험 지원 △보호시설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금감원과 공동으로 2억원의 후원금을 모아 월드비전에 전달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9일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대상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선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 취약계층 대상으로 채무 정상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체채권 감면비율을 10%포인트 일괄 확대하고 전세사기 피해 등 현저한 어려움에 처한 고객에 대해서는 최대 70% 채무 감면을 실시한다. 또 기존 대환대출 대비 50% 금리 인하한 상생론을 출시하고,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 고객에 대해 신용대출금리를 기존 대비 4%포인트 인하한다.

영세·중소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사업자금 용도 기업카드 이용 시 카드 이용대금의 1%를 할인 청구하고, 점주 인근 상권 및 고객 분석 리포트 제공 및 우리카드 고객 대상 홍보를 무상으로 제공해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지원한다.

지난 7일에는 현대카드가 현대커머셜과 함께 6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소외계층 신규대출 △영세사업자 금융지원 △상용차주 금융지원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소상공인 마케팅 지원이 주 내용이다.

롯데카드도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대출금리 인하, 대출 상환기간 연장 및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 이용금액 캐시백, 마케팅·영업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총 지원 규모는 3100억원 수준이다.

신한카드는 다음주 초 상생금융안 발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어느 정도의 지원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직 상생금융안을 내놓지 않은 보험사와 카드사들은 이 원장의 상생금융안 동참 주문에 화답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력이 없는 회사에까지 강권하는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2금융권을 향한 금융당국 수장의 상생금융 행보가 빨라지면서 결국 대부분의 회사에서 규모는 다르겠지만 비슷한 내용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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