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호우피해지역 기부행렬 등 사회공헌 강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사회공헌액을 지난해보다 12%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지난해 고금리로 역대급 이자수익을 거두면서 정부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자발적으로 사회공헌 및 상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권 CEO들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는 기업이 되자'며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나섰다.

17일 5대 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사회공헌·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해 상반기 사회공헌 지원액은 총 53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28억원 대비 12.4% 늘어난 수치다. 

   
▲ 올해 주요 시중은행이 사회공헌액을 지난해보다 12%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각사 제공


지원 부문을 나눠보면, 서민금융 부문이 1년 새 2974억원에서 1.3% 증액된 3013억원, 지역사회·공익 부문이 1098억원에서 42.3% 급증한 156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 1399억원 △농협은행 1278억원 △하나은행 1037억원 △신한은행 965억원 △우리은행 636억원 순이었다.

은행들의 자발적 사회공헌 확대는 고금리 위기 속 역대급 이자수익을 거두면서 정부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까닭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동안 은행권에 '이자장사' '성과급 잔치' 등 수위가 높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상생금융을 외쳐왔다.

정부와 당국의 압박을 의식한 듯 금융권 CEO들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에 상생을 반영하는 등 사회공헌에 좀 더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받는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목적이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 1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을 위한 미래 준비를 위해 연결과 확장을 통한 신한만의 변화관리가 필요하다"며 "고객에게 선택 받기 위해 안전한 은행, 전문성 있는 은행, 사회와 상생하는 선한 은행을 만들고 고객의 신뢰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행장은 "사회와 상생하는 '선한 은행'이 돼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 일등보다는 일류를 지향하는 선한 기업이 돼야 하고 이를 통해 고객·사회·은행 모두의 가치가 높아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이재민 구호 및 신속 복구 지원을 위해 성금을 쾌척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피해 복구를 위한 10억원의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해당 성금은 피해 지역의 시설 복구 및 이재민 생필품, 취약계층 주거안전, 농업인 지원 등을 위해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또 두 금융지주사의 은행·손해보험·카드 등 계열사는 특별 대출, 만기연장, 금리우대, 보험료 및 카드 결제대금 유예 등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펼치기로 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그룹 계열사와 함께 성금 5억원을 기부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종합금융지원을 펼친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을 통한 총 225억원 규모의 보증 대출 지원 및 1.5% 추가 금리 인하를 지원하는 '재해재난 피해 신속 보증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신한카드도 청구유예 및 분할상환 등의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호우피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총한도 2000억원 내에서 운전자금 대출 및 시설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지역주민들도 개인 최대 2000만원의 긴급 생활자금 대출과 대출금리 감면 등의 금융지원을 누릴 수 있다. 

우리카드는 피해를 입은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결제대금을 최대 6개월까지 상환 유예해주는 한편, 결제대금 연체에 대해서는 연체이자 면제 및 연체기록을 삭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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