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액 172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발주 증가·경기침체 등 긍정·위협요인 혼재…신중해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며 ‘잭팟’을 터뜨린 해외건설이 하반기 목표액인 350억 달러 달성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도 혼재하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해외건설 연도별 계약현황./사진=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17일 해외건설협회 및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172억914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120억3972만 달러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지난 2018년 기록헸던 175억3005만 달러 이후 5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달 27일까지 수주액 88억3031만 달러에 그쳤던 해외건설은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0억 달러 규모 아미랄 프로젝트 패키지 1·4를 수주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수주 건수는 2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시공 건수도 24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동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28억 달러로 전체 수주의 23.3%를 차지했던 중동은 올해 상반기 수주액 66억2000만 달러, 전체 수주의 38.3%로 비중이 증가했다. 북미·태평양 또한 국내 기업의 북미지역 제조공장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1억8000만 달러에서 올해 50억6000만 달러로 수주 규모가 급증했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이 56억6128만 달러를 수주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건설도 수주액 52억5513만 달러로 삼성물산을 바짝 쫓았다. 두 회사가 상반기에만 기록한 수주액은 총 109억1641만 달러로 전체의 63.1%를 차지했다. 그 외에 SK에코엔지니어링이 18억759만 달러, 대우건설이 14억2028만 달러로 각각 3·4위에 올랐다.

중소건설기업의 수주 규모가 증가한 점도 특징이다. 올해 상반기 중소건설기업 수주 실적은 9억7000만 달러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중소건설기업 수주액은 지난 2020년 12억 달러에서 2021년 13억 달러, 지난해 16억 달러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영향으로 상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가운데 하반기도 시작부터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4일 각각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은 우크라이나 최대 공항인 보리스필 국제공항을 현대화 및 확장하는 공사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사업에도 공동 진출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국 USNC, 그루파 아조티 폴리체와 3자 간 초소형모듈원전(MMR) 사업협력, 폴란드 산하 국영 방산그룹인 PGZ와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협력 등 2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다만 하반기 해외건설 시장이 마냥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해외건설 시장은 중동 산유국 중심 발주 확대라는 긍정적 요인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 증가, 지정학 불안 등 위협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세게 경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며 하반기에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건설시장 발주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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